차량용 반도체가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계는 지난해 4분기 모바일 등 주력 산업 수요의 부진에도 자동차향 매출이 늘면서 실적 둔화를 일부 상쇄했다. 모바일 고객사들이 재고를 감당하지 못해 주문을 취소하자, 차량용 반도체 시장으로 눈을 돌려 적극 대응에 나선 결과다.
TSMC의 경우 자동차 반도체 매출이 전분기 대비 10% 증가해 같은 기간 스마트폰(-4%) 매출과 대조를 이뤘다. TSMC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로 전년 같은 기간 4% 대비 더 확대되는 추세다.
TSMC는 실적 발표에서 "차량용 반도체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지만 우리는 차량용 칩 고객사에게 충분한 웨이퍼를 100%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TSMC는 유럽에서 늘어나는 자동차 반도체 칩 수요에 맞춰 자동차 반도체 전용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다.
대만 2위 파운드리 기업인 UMC 역시 실적 부진 속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 비중도 9% 수준으로 늘었다. UMC는 실적 발표를 통해 "차량 전동·자동화의 장기적 추세에 힘입어 차량용 반도체는 올해 이후에도 계속해서 주요 성장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도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어 올해는 10억 달러까지 해당 매출이 늘며 전년대비 170%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중국 파운드리 업계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 내 파운드리 2위 업체인 화훙반도체는 지난해 4분기 자동차를 포함한 산업용 반도체의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9.7% 늘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분야별 매출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차량용 반도체 사업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지난해 차량용 SoC(시스템온칩) 분야에서 유럽 프리미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향 개발 샘플을 적기에 공급하고, 미주 자율주행차량 솔루션 업체와 제품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졌다. 차량용 반도체와 같은 틈새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인수한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 세계 1, 2위로 차량용 메모리 솔루션 개발과 공급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파운드리 업계 전반이 올해 1분기 실적 역성장이 불가피하나 자동차 반도체 수요가 매우 강하다"면서 "상반기 중 저점 형성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회복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의 2022년 글로벌 반도체 판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차량용 집적회로(IC) 판매액은 341억달러(43조원)로 1년 전에 비해 29.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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