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발행한 한국하천일람에 따르면 영산강(榮山江)은 전라남도 담양에서 발원하여 장성, 광주, 나주를 지나 서해로 흘러가는 총길이 115.5㎞의 광주와 전남 젖줄이다. 또한 영산강은 세계에서 가장 명성 높은 뉴스 매체인 CNN에서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50곳에 선정된 바 있다.
독특한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숙성홍어의 원재료 홍어는 예로부터 신안 흑산도에서 많이 잡혔지만 최대의 소비처는 나주 영산포 일대였다. 지금도 나주 영산교 일대가 '선창'이라는 지명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짐작이 간다.
흑산도 앞바다에서 잡은 홍어는 바람을 이용한 돛배에 실려서 나주까지 가져오는 데 달포나 걸렸다. 이 과정에서 홍어는 저절로 삭는다. 자연발효되는 셈이다. 숙성홍어가 자연 발효음식으로 태어난 역사적 동기이다.
지금도 영산강변에 국내 유일의 내륙 등대가 잘 보존되어 있는데 황포돛배 나루터 인근에 국내 최대의 홍어거리가 형성되어 있음은 그 당시 흑산도에서 갓 잡은 홍어를 나주고을까지 실고 오면서 자연 발효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후기 한국 최고(最古)의 어류학서(魚類學書) 자산어보를 간행한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에 "배에 복결병이 있는 사람은 홍어국을 끓여 먹으면 낫고, 숙취를 없애는데 효과가 있으며, 뱀에 물린 데에는 껍질을 붙이면 낫는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 당시 복결병은 배 속에 어혈이 생긴 병을 일컬었다. 또한 "나주(羅州) 고을 사람들은 홍어를 삭혀 즐겨 먹는다"고 기술 한 것으로 보아 숙성홍어의 효시가 나주라는 것이 분명하다.
홍어와 가오리는 생김새는 많이 닮았지만 홍어는 씹히는 식감이 특유한 반면, 가오리는 살이 두툼해서 부드러워 보이지만 질긴 편이다. 홍어는 값이 비싸기 때문에 값싼 가오리가 종종 홍어로 둔갑하여 유통되기도 한다.
홍어는 한자로 홍어(洪魚)라고 표기하는데 두께가 납작하면서 옆으로 넓어서 넓을 홍(洪) 생선 어(魚)란 뜻에서 비롯되었다. 홍어가 물속에서 넘실대며 이동하는 모양이 마치 바람에 너울대는 연잎을 닮았다고 하여 하어(荷魚), 가오리 같다고 하여 분어라고 표기하였으며 이는 홍어가 숨을 내쉴 때 눈 바로 뒤쪽에 있는 한 쌍의 분수공(噴水孔)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분어는 모든 가오리무리를 지칭한다. 전남에서는 고동무치, 포항에서는 가부리, 신미도에서는 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홍어에는 베타인(betaine)과 타우린(taurine), 칼슘 함량이 높고 특징으로는 어류 중에 요소 함량이 매우 높아 홍어 100g당 약 2.6g의 요소가 들어있다. 해양생물학자들에 따르면 높은 농도의 해수 속에서 살아가는 어류는 상대적으로 저농도인 체내 수분을 지키기 위해 체액에 요소를 생성하여 삼투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홍어가 발효되면서 코를 자극하는 강한 냄새와 독특한 맛을 내는 이유는 요소와 트리메틸아민옥사이드(TMAO)가 우레아제(urease)효소와 미생물에 의해 환원되면서 암모니아와 트리메틸아민(TMA)으로 분해되기 때문이다.
흑산도홍어와 수입홍어의 영양 생화학적 가치에 관한 연구에서 유리아미노산은 국내산 홍어가 더 많았고 홀수탄소를 가진 몸에 좋은 불포화지방산도 국내산 홍어가 수입산 홍어보다 훨씬 많았다. 지방산의 경우도 오메가-3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좋은 단백질과 지방 공급식품임을 알 수 있다.
홍어는 번식력이 강한 어종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산 홍어는 수요가 모자라 아르헨티나, 칠레, 미국 등 10여 개 국가에서 수입 유통하고 있다. 홍어회는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 막걸리와 어울려서 홍어삼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한 홍어는 보통 날개살이 아닌 자투리살을 이용하여 회무침으로 먹거나 탕, 구이, 찜 등으로 요리하기도 한다.
이번 주말엔 영산포 홍어거리로 가서 대표적인 슬로우푸드인 숙성홍어에 막걸리 한 사발하고 영산강 황포돛배에 몸을 실어 보기를 권장해 본다. /연윤열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식품산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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