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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방/외교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년, 정세 변화에 韓 경제·안보 대비해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예고 없이 방문해 말린스키궁 앞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일전일퇴의 소모전을 이어간 지 1년을 맞고 있다. 개전 초기만 해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당초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서방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 1년 가량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전쟁이 만들어 낸 불확실성에 대한민국이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진영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깜짝 방문한 것이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었다.

 

우크라이나를 첫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계속해서 승리하리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같은날 4억5000만달러(약 5800억원)의 군사지원 패키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불만을 품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 국정연설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 핵무기 감축 협정인 '뉴스타트(NEW START·신전략무기감축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같은날 우크라이나에 이어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결코 러시아의 승리가 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가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이름 붙이면 시작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안보와 경제에 던지는 시사점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일단,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을 유인이 커졌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소련(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 시절 보유하고 있던 핵무기를 전량 러시아로 이전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러시아의 침공이란 비극을 막지는 못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의 지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KBS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간부들은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면 안 된다. 미국이 평화협정을 해줘도 핵을 포기한 상태에서 평화협정이고 북미수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나중에 결국 미국한테 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핵이 있는 조건에서 평화협정이고 (핵무기) 비확산 군축협상을 할 수 있다는 쪽으로 북한도 입장을 바꿔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연례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하고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면 러시아도 재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속전속결로 끝날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양측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23일 <메트로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질 경우 러시아에는 세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가 전쟁에 지게 되면 천문학적인 전쟁 배상금을 물어야 한다. 패전 후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물게 되면 러시아 경제는 파탄이 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푸틴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며 "전쟁 배상금 지불, 푸틴 체제 붕괴 다음엔 소련 해체의 두 번째 버전으로 러시아 연방 해체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나토에 '러시아 공포증'을 갖고 있는 폴란드 같은 국가가 방위비 예산 늘려가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군비 확충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 것 같나. 그러니 우크라이나가 패전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힘이 무력화될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이기면 러시아가 핵 전쟁을 선언해버릴 수 있다. 지금까지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했던 중국도 화끈하게 러시아를 도울 수 있는데, 그러면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무작정 철수하기보다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기업이 러시아에 처음 진출했던 1990년대만 해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이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고 있으니, (대러 제재에 참여하면서) 사업을 재개하긴 힘들 것이라고 본다"면서 "(예를 들어) 소련 시절 계획경제의 경험으로 러시아는 계산에 굉장히 강하다. 최근 챗GPT가 뜨는 것처럼 인공지능은 알고리즘이고 수학을 기반으로 하는데,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AI센터는 서울, 미국 실리콘밸리·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해 있다.

 

종전 시 전후복구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선 "인프라 엔지니어링 관련 부분에선 서방에서 장점이 있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 그런데 건설부터 모든 프로세스를 완성하는 데는 한국 기업의 강점이 너무나 많다"며 "그 자리에 한국 기업을 빼버리면 중국이 들어올 수 있는데, 서방 입장에선 중국보단 한국을 선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덕준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현재 삼성, 현대차, LG 등 대기업들이 아직 철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크게 보아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러시아 시장의 중요성이다. 러시아는 자체 시장도 상당하거니와 옛 소련권 경제의 중심축이자 관문이기 때문이다. 둘째, 러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이다. 서구와는 달리 경제논리 만으로 사업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두터운 인적네트워크와 신뢰가 없으면 어렵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어려움을 뜷고 뿌리를 내린 기업들이  철수하게되면 이후에는 다시 들어가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길게 보고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그러나 향후 두가지 큰 변수가 있다.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적자 누적을 어떻게 감당하느냐. 둘째, 만약 미국이 대러 압박 차원에서 우리 기업들에게 압력을 가한다면? 결국 그 고민의 해결은 기업들의 몫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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