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두고 '돈잔치'를 벌인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온 가운데 최근 국내 은행주들의 주가가 의외의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 종목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KRX은행지수는 5.96% 빠지면서, 한국거래소(KRX) 주가 지수 중 가장 낮은 등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등 국내 대표 상장 종목 100개를 모은 KRX100이 2.11% 내린 것과 비교하면 두 배 넘는 하락률이다.
약세의 배경으로는 은행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금융당국이 '돈잔치' 비판을 이어가면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윤 대통령이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돈잔치' 언급을 꺼낸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4대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에서 대출금리를 연이어 내리고 있다.
올 들어 상승세를 탔던 금융지주 주가도 지난 13일 이후부터는 하락세다. 이들 은행주들은 올 들어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이 커지면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월 중 배당확대 기대감 속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이후 상승세가 꺾이면서 고점 대비 신한지주는 -13.70%, 하나금융지주 -15.01%를 등락률을 기록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난달 고점 대비 각각 16.47%, 8.88% 내렸다.
부진한 주가흐름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은행주 털기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의 '돈잔치' 발언 다음날인 14일부터 최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두 번쨰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KB금융(1889억원 순매도)였다. 이 외에도 외인 순매도 상위 종목에 신한지주(569억원), 카카오뱅크(464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중에는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지만, 한 달만에 매도세로 반전한 것이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주가의 반등추세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DB금융투자는 다음달 비선호 업종으로 은행업을 선정하면서 NIM(순이자마진) 하향세, 은행권 혁신 논의 등으로 인해 향후 저평가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배당락 이전 수준으로 회귀한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NIM 정점론에도 불구하고 은행업의 실적개선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NIM 하락과 낮은 대출증가율 감안시 은행주 이자이익 증가세는 지난해 대비 둔화될 전망"이라면서도 "이자이익 증가율이 하락해도 이자이익 규모는 예년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난해 극히 부진했던 비이자이익이나 충당금비용 개선으로 올해 이익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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