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대표가 후보를 사퇴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의 외풍으로 KT 대표 선임은 결국 3차례나 무산된 셈이다. 4개월 만에 4번째 후보 선임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게 됐다. 이로인해 KT 경영 공백은 현실화됐다.
KT 소액주주들은 윤 후보 사태를 '정치권의 외압'으로 규정하는 등 정부와 여권을 성토하고 나섰다.
◆빨라야 5월 새 CEO 선임될 것
KT는 27일 윤경림 사장이 차기 대표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하고 이사회에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KT측은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절차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의 최종 사퇴로 사내이사로 공식 추천된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후보 자격도 자동적으로 없어지게 됐다.
KT의 이후 대표이사 직무 대행에 대해 2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상법 제 386조에는 '법률이나 정권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 임기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해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관과 사규의 직제상 박종욱 경영기획부분장이 대표 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구현모 현 대표이사가 당분간 더 대표 체제를 맡을 수 있지만 이번 대표 선임 과정에서 큰 시련을 겪은 바 있어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KT는 상반기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다 다 날린 것으로, KT의 경영 공백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3월 말이 됐지만 아직까지 인사 및 조직 개편도 하지 못하고 있다. KT는 올해 통신사들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기존 사외이사인 강충구 이사회 의장, 여은정 이사, 표현명 이사가 임기가 끝나면서 주총에서 1년 재선임 건이 안건에 올라있지만,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이들의 재선임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해 외국인 주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안건이 통과하지 못하면 김대유, 유희열, 김용헌 등 기존 사외이사 3명 만 남게 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빨라야 5월이 되어서야 KT의 새 CEO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 중 이사진 구성을 완료하고 임시 주총을 열어 이사진 선임을 결정해야 한다. 이사진 충원이 완료되면 그제서야 CEO 재공모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KT 혼란 가중
'KT주주모임'은 윤 후보 최종 사퇴가 결정되자 큰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KT주주모임은 소액주주들의 힘을 더 키우고자 주식 수 2023주를 목표로 'KT주식 한주 더 갖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카페에 회원수가 1747명에 달하는 만큼 목표 달성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KT주주모임 대표는 "정말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외압 반대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이 정권은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앉혀 먹거리를 챙기는 게 최고의 목표인 것 같다"며 성토했다.
네이버 KT 종목 토론실에서도 불만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한 주주는 "민간기업에 이게 뭐하는 짓이냐"며 "최소한 국민 눈치라도 봐야 하는 데, 이것은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KT 직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KT 한 직원은 "3년 마다 CEO가 바뀌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데, 올해가 특히 더 심하다"며 "앞으로 어떤 결과를 낳게 될 되 지 궁금해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KT 노조는 "사태가 이렇게 된 데는 이사회를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이 크다. 이사진은 전원 사퇴하고 즉시 '비상대책기구'를 구성해 경영공백을 없애고 조합원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경영공백을 넘어 기업지배구조 붕괴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권 낙하산이 대표로 앉혀진다면 KT는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시장에 외면당할 게 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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