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잘 운영해서 주주들이 손해보지 않게 해야하는데, 금융시장이 워낙 어렵다보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전 경영진을 대표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8일 오전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2기 정기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낸 셀트리온그룹의 창업주 서정진 명예회장의 첫 마디다. 이날 현장은 주총 시작 전부터 저조한 주가에 항의하는 주주들의 거센 항의로 소란스러웠다.
서 회장은 주총 시작 전 자리에 참석해 주주들에게 인사말과 함께 실적 부진 및 주가 하락에 관련해 사과했다. "아직 주총 전이라 안건이 결의되지 않아 지금은 명예회장 자격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주총은 주주들끼리 다투는 자리가 아니다. 주총 전에 사과 인사를 드리러 나왔으니 주총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주주들께서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올초 글로벌 시장 점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 명예회장은 "올해 글로벌 27개국을 점검하고 국가별 위탁생산 현황과 생산능력을 살펴봤다"며 "3월에 미국과 케나다를 정비하고 왔는데, 경영에 복귀하면 경영진들에게 더욱 강력한 현장 지침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2021년 3월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나면서 그룹을 둘러싼 환경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소방수' 역할로 다시 현직에 돌아오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 회장은 기자들의 복귀 배경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며 "모든 그룹 총수가 그렇듯 회사에 위기가 닥치면 가장 경력이 많은 총수는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입을 뗐다. 이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기에 일시적으로 현장으로 돌아온 것이고, 안정되면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셀트리온은 ▲제 32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을 의결했다. 이사 선임의 건은 서정진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기우성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이혁재 경영지원부문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다.
모든 안건들은 현장 출석주주 과반수, 의결권 발행주식 총수 1/4 이상을 충족해 통과됐다. 서 명예회장은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표결 결과 79.67%의 찬성을 받아 2년 임기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셀트리온을 제외한 셀트리온그룹 2개사 주총이 예정대로 끝나면 서 명예회장은 2년 임기로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게 된다. 기우성 셀트리온 대표이사 부회장도 3년 임기로 재선임됐다.
2년만에 경영일선상에 복귀한 서 명예회장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유플라이마'와 자가면역질환 피하주사 '램시마SC'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첫 고농도 제품으로 유럽시장에 진출한 '유플라이마'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가고 있으며 오는 7월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차세대 전략 제품인 '램시마SC'는 지난해 미국 FDA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이 제품은 유럽에선 작년 3분기 기준 14.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M&A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여러 바이오텍과 함께 차세대 의약품 개발과 기존 파이프라인의 제형 다양화를 위한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도 지속적으로 의약품 트렌드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및 글로벌 임상, 허가 등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케미컬의약품 사업 영역도 확대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날 서 회장은 "금융감독원에 오는 7월 마지막 리포트를 제출하면 행정적 절차가 끝난다"며 "주주들이 합병을 원하기 때문에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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