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110억원. 지난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이다. 시중은행 1, 2위를 다투는 은행이 요즘 집중하는 분야는 알뜰폰 서비스와 배달앱. 자체 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포석이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0일 소위원회를 열고 혁신금융서비스 1호 사업인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LiivM)의 최종승인여부를 논의한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서비스의 제공내용, 방식, 형태 등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서비스를 대상으로 규제 적용을 제외시켜주는 제도다.
◆규제 특례로 알뜰폰·배달앱서비스 승승장구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4월 당시 알뜰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비금융업인 가상이동통신망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그리고 출시 4년만에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서비스 가입자수는 41만5000명으로 출시 3년만에 35만명을 넘어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위축으로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사람들이 알뜰폰 서비스에 가입하고 있다"며 "통신3사와 달리 유심칩을 자급제 휴대폰에 끼우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각종 부수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비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이용하려는 사람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같은 사업은 비단 KB국민은행에만 그치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12월 음식 배달앱 서비스를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했다.
현재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는 서비스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뒤 현재 신한 쏠(SOL)앱 내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다. 이날 기준 땡겨요의 배달앱 순위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에 이어 4위다. 가입자수는 165만명, 가맹점수는 6만여개에 달한다.
◆혁신금융서비스, 수익보다 데이터 확보
은행들이 혁신금융서비스를 확대하는 이유는 자체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하며 "금융·통신 결합정보를 토대로 신용평가를 개선하겠다"며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하고, 통신시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넣어야 하는 유심칩에 KB국민은행의 인증서를 포함했다. KB국민은행의 모바일 뱅킹앱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또 통신사의 경우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고객의 이동정보, 통신비 납부내역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의 소비패턴, 신용정보를 통해 신용정보부터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음식을 모바일 뱅킹앱(SOL)에서 주문하고, 주문받을 수 있게 해 소비자의 소비패턴과 자영업자의 매출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해,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금융상품을 출시할 수 있다.
◆기존 시장 반발↑
다만 이들의 혁신금융서비스가 지속될수록 기존시장의 반발은 거세질 전망이다. 알뜰폰이나 배달앱 서비스의 경우 누구나 진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계속해서 특례를 허용할 경우 기존 시장의 피해만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KB금융의 알뜰폰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60여곳이 넘는 중소 알뜰폰업체는 피해를 보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원가(망 이용료) 3만원 대인 데이터 11GB의 요금제를 2만원대에 팔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배달앱서비스도 수수료가 낮더라도 다른 금융상품을 통해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삼정KPMG 관계자는 "금융생태계의 빅블러를 고려한 전방위적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무엇보다 금융이 비금융 사업을, 비금융이 금융사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 늘수록 금융소비자보호 등 잠재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규제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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