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중간요금제를 선보인데 이어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중간요금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알뜰폰 사업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알뜰폰업체들은 이통사의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발맞춰 "현실적인 도매대가 인하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이통사들이 5G 중간요금제를 선보임에 따라 알뜰폰 5G 요금제의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알뜰폰 5G 시장서 이용자 미미...점유율 0.6% 그쳐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은 LTE 시장에선 이용자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아직 5G 시장에선 이용자가 미미하다.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현재 알뜰폰은 값비싼 5G 도매대가로 인해 경쟁력 있는 요금제 출시가 어려워 점유율이 0.6%에 그치고 있다. 5G가 3000만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비싼 요금제 때문에 알뜰폰업체들이 5G 가입자를 모으기 힘들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SKT 5G 알뜰폰 도매대가는 기본료의 60% 수준이며 KT와 LG유플러스도 동일한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이 5G 온라인요금제를 내놓고 있는데, 오히려 온라인요금제 소매가보다 알뜰폰 도매대가가 비싼 '역전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역전현상'은 온라인 가입자를 중심으로 성장한 알뜰폰업계 입장에선 더욱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며 "월 7만 9000원의 요금에 '250GB+5Mbps'를 제공하는 SKT 요금제가 온라인에서는 월 5만 5000원에 가입이 가능하다. 또 결합할인 시 4만 9000원까지 요금 부담이 낮아지게 돼 알뜰폰 도매가보다 더 저렴하다"고 지적했다.
알뜰폰 도매대가는 기본료인 7만 9000원의 60%인 4만 9375원에 달해 4만 9000원인 소매가를 추월하게 된다. 또 결합할인을 제외하더라도 SKT 온라인 요금제의 소매가 대비 알뜰폰 도매대가의 비율은 평균 86%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알뜰폰 요금제의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여기에다 마케팅비,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하면 알뜰폰 5G 요금제는 적자를 감수하지 않는 한 이통사의 5G 온라인 요금제보다 훨씬 비싸게 책정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알뜰폰 사업자의 5G 요금제는 SKT의 온라인 요금제보다 월 2000~8000원 수준까지 비싸게 형성돼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LTE 도매대가 수준으로 5G 도매대가 인하 꼭 필요
이처럼 풀리지 않는 5G 통신비 문제는 과거 정부가 LTE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강행한 '보편요금제' 논란을 떠올리게 한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당시 사례를 토대로 5G 요금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2018년 과기정통부는 월 2만원 대에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했다"며 "이통사들은 직간접적인 반발 끝에 유사요금제를 출시했지만 실질적으로 통신비 인하를 주도한 것은 다음 아닌 알뜰폰 업체들이었다. 알뜰폰업계는 보편요금제보다 저렴한 월 1만원 대 요금제를 비롯해 이통사의 반 값 수준의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여 가계통신비 인하와 소비자 편익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녹색소비자연맹은 2014년부터 꾸준히 감소한 기계통신비 원인으로 알뜰폰 시장 성장에 따른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감소를 꼽기도 했다.
알뜰폰업체들은 5G 시장 역시 알뜰폰의 중간요금제 출시를 통해 통신비 인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이통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급제+알뜰폰' 트렌드가 형성된 만큼, 실효성 있는 알뜰폰 5G 중간요금제를 제공한다면 5G 시장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뜰폰업계에서는 새롭게 출시되는 알뜰폰의 5G 중간요금제가 실효성을 갖추려면 최소 LTE 수준의 도매대가인 이통사 소매요금의 40.5%~53%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알뜰폰 가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만큼, 이통사의 온라인 요금제를 도매 제공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5G 도매대가 인하 논의는 B2C 성장이 필요한 알뜰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알뜰폰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알뜰폰이 천만 가입자를 넘기는 등 이통사를 위협한다는 분석도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로는 IoT 회선이 성장(43% 비중)한 결과이며, 그 사이 이통사 5G 가입자는 급증하고 있다"며 "알뜰폰 5G 시장이 한참 더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알뜰폰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이통사의 5G 중간요금제를 합리적 수준으로 도매제공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배분(RS) 도매대가 산정기준을 명확히 해 더 저렴하고 다양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알뜰폰 사업자들이 5G 요금경쟁을 주도해 소비자 선택권과 편익을 보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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