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前 대통령 재임 중 3차례 추념식 향해, 추념사 평균 3000자 후반대
-윤석열 대통령 서해수호의 날 울먹이기까지 했으나, 제주 4·3 추념식엔 총리 대독
-민주당 대통령 추념사에 박한 평가.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3일 '제주 4·3 75주년' 추념식이 열렸으나 이를 대하는 정부여당과 야당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일정 준비 등을 이유로 이날 오전 제주 4·3 평화공원 내 위령광장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추념사를 대독했다. 추념사는 800자 초반 정도로 ▲4·3 희생자 명예회복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바탕한 제주 번영 ▲문화·관광·자연과 첨단 기술이 공존하는 제주로 탈바꿈 ▲IT·반도체 설계 기업 제주 유치·운영 지원 등을 담았다.
◆尹, 4·3 왜곡 관련 발언 없어
이날 윤 대통령의 추념사엔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제주 4·3 사건' 폄훼 발언으로 발칵 뒤집힌 제주 사회를 위로하는 발언이 없었다. 추념사를 발표한 김창범 4·3 유족회 회장이나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모두 4·3에 대한 왜곡과 폄훼를 멈추고 국민 대화합의 시대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말을 건냈다.
제주도가 추진하고 있는 4·3 역사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나, 제주 4·3 희생자 유전자 감식 등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올해 4·3 추념식에 국민의힘은 김기현 당 대표, 주호영 원내대표가 불참하고 대신 김병민 최고위원,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등이 당을 대표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제주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추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 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희생된 55명의 용사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감정이 북받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를 찾아 시민들과 스킨십을 나눴다. 특히 대구 소재 서문시장 방문은 대선 후보 때부터 여섯 번째였다.
윤 대통령은 20대 대선을 하루 남긴 지난해 3월 8일 제주를 찾아 "제주에 올때마다 늘 4·3보상 문제를 들었다. 이 문제는 대한민국이 인권을 중시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격과 헌법정신을 위해서도 과감하게 검토하겠다"며 "유가족과 도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윤석열 정부는 정말 다르구나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文, 임기 때 3번 찾아 화해·특별법 강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4·3 추념식에 3번(2018년·2020년·2021년) 방문했고 3번의 추념사에서 평균 3800자를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4·3 제 70주년 추념사에선 역사적 비극을 짚으면서 유족들과 제주경우회의 화해를 강조했다.
2020년 추념사에선 법률에 의한 배·보상 규정 마련을 위해 4·3 특별법의 개정을 국회에 촉구하고 16년 만에 발표한 '추가진상보고서' 발간 사실을 알렸다.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공식 4·3 추념식에 최초로 참석한 2021년 추념사에서 문 전 대통령은 '4·3 특별법'의 개정을 보고하고 이로 인해 '제주 4·3' 당시 군법회의로 수형인이 됐던 2530명이 재심을 받아 명예를 회복할 길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준석 발언 눈길...野 "서문시장은 6번 가면서"
한편, 태영호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4·3 왜곡 발언에 대해 "어떤 점에서 사과해야 하는지 아직까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지난번 발언도 특정인에 대해 조롱하거나 폄훼한 일도 없었다"고 한 가운데, 오히려 관심은 추념식을 찾은 이준석 전 대표,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에게 쏠렸다.
이 전 대표는 추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 지역의 아픔을 다루는 사안에 대해서는 정당이 그리고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언제나 진상규명과 피해회복에 앞장서야 하는 것이다. 이런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주 4·3에 대한 불미스러운 발언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당의 모든 사람의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하기 위해 이렇게 오게 됐다"고 밝혔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4·3 추념식에 불참한 것을 놓고 3일 <메트로경제신문>에 "일정이 안 된다면 성의껏 국민에게 이유를 이야기 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은 6번 방문을 하면서도 추념식에 오지 않은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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