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감 살리고, 증량·가격 인하까지…경쟁 치열
최근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기도 전부터 비빔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7억원이었으나 2020년 14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5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연평균 10% 이상의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식품회사들은 이러한 추세에 올 여름 비빔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먼저, 쫄깃한 면발로 승부수를 띄운 기업이 있다. 농심과 하림이다.
농심은 올해 분식점 쫄면의 식감을 그대로 구현한 '배홍동쫄쫄면'을 선보였다. 매운 맛을 더한 기존 '배홍동비빔면' 비빔장에 건면을 사용해 쫄면 특유의 탱탱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건면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기 때문에 유탕면에 비해 표면이 매끄럽고 밀도가 높아 쫄면과 같은 탱글탱글한 식감을 낼 수 있다. 배홍동쫄쫄면은 출시 초기부터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과 신제품 '배홍동쫄쫄면'을 앞세워 시장 1위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는 각오다. '배홍동비빔면'은 지난 해 약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단숨에 비빔면 시장 2위 자리에 올라섰다.
하림은 '더미식 비빔면'을 출시하며 비빔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0가지 과일과 채소를 블렌딩한 비법 양념장과 육수로 반죽한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로 맛의 경쟁력을 앞세웠다. 더미식 비빔면은 제품 담당자들이 전국의 비빔국수, 쫄면, 밀면 등 전국 맛집을 직접 순회하며 현장에서 시식하고 비빔장의 맵기(스코빌 지수)와 염도, 당도, 맛, 면의 탄력과 점성 등을 분석하고 연구한 노력 끝에 탄생했다. 하림 측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비빔면 시장에서 본질에 충실한 맛으로 소비자의 미식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 올릴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빔면 특성상 양념장에서 큰 차별점을 두지 못하면 면의 식감이 구매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식감에 공을 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의 1위는 1984년 출시된 팔도의 '팔도비빔면'이다. 40년 동안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팔도는 품질 개선과 마케팅으로 시장을 리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 여름엔 팔도비빔면 이외에 '팔도비빔면 매운맛', 간장소스와 참기름의 고소한 맛이 조합을 이룬 '팔도꼬간초'를 앞세워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 공략에 나선다.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비빔면 시장에서 점유율은 팔도가 53.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농심이 19.1%, 오뚜기가 11.4%로 뒤를 이었다.
올해 시장 2위를 노리는 오뚜기는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뚜기는 지난 1일부터 '진짜쫄면' 봉지면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10.5% 낮췄다고 밝혔다. 진짜쫄면 봉지면의 낱개 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싸졌고, 4개입 제품은 7600원에서 6800원으로 800원 인하했다. 고물가에 먹거리 가격이 치솟자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진비빔면'을 리뉴얼한 '진비빔면 배사매무초'도 출시했다. 배와 사과, 매실, 무, 태양초에서 한 글자씩 따온 이 제품은 매콤한 맛에 새콤달콤한 맛을 추가하고 중량을 늘린 것이 특징이다. 지난 해 13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오뚜기는 적극적인 판촉과 마케팅을 집중해 올 여름 20%까지 시장점유율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기존 '열무비빔면'과 '삼양비빔면'에 이어 지난 해 신제품 '비빔밀면'을 출시하면서 비빔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비빔밀면'의 경우 현재 판매하고 있는 국내 비빔면 중 양이 가장 많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비빔면이 여름에만 잘팔리고 일반 (국물)라면의 대체제라고 여겼지만, 최근에는 비빔면 자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었다"며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다양한 맛과 식감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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