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디스플레이 시장 재탈환 작전을 본격화했다.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를 되찾고 지역 경제까지 살린다는 포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일 충남 아산 제2캠퍼스에서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협약식'을 열었다. 지난달 약속한 지역 투자 60조원 계획에 첫 발걸음이다.
삼성은 4조1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초 8.6세대 IT용 OLED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해 연간 100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IT용 OLED 매출을 전체 매출 20% 수준으로 5배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중국의 저가 LCD공세로 경쟁력을 잃은 상황, OLED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면서 시장을 다시 되찾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여전히 LCD를 주로 사용하는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제품에도 OLED 비중을 높이며 디스플레이 1위를 회복한다는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완전히 밀려난 일본과도 완전히 다른 행보다. 일본은 일찌감치 LCD를 먼저 상용화했지만 차세대 기술 투자에서 뒤쳐지면서 한국에 주도권을 뺏겼다. OLED에서도 일찌감치 원천기술을 개발하면서도 상용화를 하지 못하다가 삼성에 세계최초 양산 타이틀을 놓쳤다. 뒤늦게서야 2015년 주요 기업들이 모여 JOLED를 설립했지만, 결국 최근 파산하면서 역사에서 사라지게 됐다.
이번 투자가 초강수라는 평가도 여기에서 나온다. 2021년 기준 전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는 점유율 41.5%인 중국이다. 그나마 한국이 OLED 부문에서는 점유율 71%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지만, 중국 정부가 투자비 10% 만으로 공장을 건설할 수 있게 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BOE 등 현지 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 기술 격차가 줄고 일각에서는 조만간 중국이 주도권까지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이 늦지 않게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다시 '초격차' 확보에 나선 셈이다.
삼성이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가 '첨단산업 국내 유치'에 나선 영향이 컸다.디스플레이를 6대 첨단산업에 포함하고 육성 계획을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팀코리아'를 결성, 민관 협력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기가 마련된 것.
이날 정부도 충남 아산과 천안에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제적 투자와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 확보, 소부장 상생을 통한 생태계 강화 등이다.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정부가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쏟아부으며 기술력을 높이는 가운데, 삼성도 정부 지원을 받아 다시 디스플레이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기업들도 국내 투자 매력을 확인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8.6세대 OLED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종합 디스플레이 클러스터'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소부장 업체들과 협업해야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지역경제 균형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지역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대규모 고용 창출 등 선순환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 앞서 이재용 회장은 취임 후 전국 사업장을 돌며 지역 균형 발전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협약식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충청남도와 아산시, 소부장기업들과 함께 신규투자 협약서를 통해 산업 경쟁력과 소부장 기업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책 지원, 공동 기술개발과 상생협력 등을 약속했다.
삼성은 국내 설비와 건설업체에 2조8000억원 규모 매출 증가 효과, 그리고 2만6000명 규모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60조 투자도 본격화하면서 충남을 시작으로 전국 경제에도 활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민간 투자에 대한 확실한 지원을 약속한 정부, 어려운 환경이지만 미래에 더 큰 기회를 만들기 위한 '투자'를 흔들림 없이 진행하는 삼성의 노력은 한국 경제 전반의 자신감과 국내 투자 의지를 끌어올리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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