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의 여유자금이 35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금리 상승, 부동산 시장 위축 등으로 자산투자를 위한 대출을 줄이고 예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났다. 특히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기업의 대규모 채권발행으로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자,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기업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2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및 비영리 단체의 순자금운용은 182조8000억원으로 전년(146조9000억원)보다 35조9000억원 늘었다.
순자금운용은 예금, 채권, 보험, 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금액이 마이너스(-)일 경우 순자금조달로 표현한다.
문혜정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지난해 근로소득 증가율이 높아지고,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보전이 늘면서 가계소득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여기에 대출을 받아 부동산, 주식 등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며 가계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년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9만원으로 1년전(363만원)과 비교해 7.2% 증가했다. 근로소득과 정부의 소상공인 손실보전 등 이전소득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자금 운용규모는 263조4000억원으로 전년(340조3000억원) 대비 77조원 줄었다
한편 일반기업으로 대변되는 비금융 법인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75조8000억원으로 1년전(66조3000억원)과 비교해 109조5000억원 늘었다. 175조8000억원은 통계가 시작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순자금조달액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운전자금 수요가 필요하자, 사정이 어려운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금조달 방법 가운데 채권발행은 29조1000억원에서 49조원으로,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174조3000억원에서 180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문 팀장은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 기업들의 순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며 "직접금융 조달 여건이 나빠져 주식 발행은 축소됐지만, 공기업의 채권 발행과 민간기업의 대출을 중심으로 조달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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