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3.5% 동결 결정
내달 미국 연준 0.25%p 금리인상시…한미 금리차 1.75% 역대최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해 6%대를 넘어서던 물가상승률이 4%대에 진입했고, 지금 무리하게 금리를 올렸다간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5월부터 기준금리를 3.0%포인트(p) 인상한 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들어 두차례 연속 동결을 결정한 셈이다.
한은이 이번에 인상보다 동결에 방점을 찍은 것은 기준금리의 인상효과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2월 4.8%, 3월 4.2%대로 내려왔다. 앞서 한은은 올해 말 물가상승률이 3% 초반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를 동결한 뒤 물가추이를 지켜보면서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찾아오는 경기침체를 우려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6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 20년 동안의 평균인 3.8%보다 낮은 3%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반도체 등 수출부진 영향으로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상황이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이 큰 만큼 현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말부터 소비가 회복되고 있지만 정보기술(IT) 경기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해 성장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하반기부터 IT경기부진이 완화되고 중국경제가 회복되면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전개상황을 점검하며 추가인상 여부를 결정하고자 금리를 동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의 금리 역전폭에 대한 리스크는 커지게 됐다. 한국 기준금리는 3.50%로 유지되지만, 미국은 금리인상 기조가 아직 꺾이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패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은 70.8%에 달했다.
내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면 한·미 금리차는 1.75%p로 역대 최대치로 벌어진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나 원화의 상대적 가치 하락(환율상승) 압력과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대)보다 높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하겠다"며 "인플레이션 둔화속도와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 금리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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