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폐지·최저학력 완화...수시 내신 등급 중요도 상승
절대평가 체제 고교학점제... 내신 변별력 감소 우려
학생부교과 등 일부 전형,정성평가 활용 가능성도 높아
대입에서 최저학력 완화·자소서 폐지 등이 이뤄지면서 내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절대평가 기반의 고교학점제 도입을 코앞에 둔 만큼 내신 반영 기준의 변화가 예상된다. 각 대학들은 고교학점제를 대비하고자 교과 전형에 정성평가를 활용하는 등 평가 기준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11일 입시계에 따르면 수시 전형에서 최저학력 완화·자소서 폐지 등의 변화가 이뤄지면서 내신의 비중이 올라가고 있다. 이 기조는 2025년 예정된 고교학점제 도입 후에도 지속될 전망으로 A~E등급 형식의 절대평가가 함께 제안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절대평가제 도입시 전년도 입시 결과를 내신 합격선을 통해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 측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그 자체만으로도 내신 등급의 중요도는 굉장히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타 대학과의 선명한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교학점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게 될 대입 전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더불어 학생부 종합 전형이다. 우선 학생부 교과는 내신 등급을 기본으로 한 정량평가 중심의 전형인데, 상당 수 과목에서 등급이 아닌 성취도만 제시될 경우 학업 성취도를 변별하기 어려워진다.
실제로 입시 전문 업체인 진학사가 현재 성취평가제를 적용하고 있는 진로 선택과목에 대해 학생들의 성취도 분포비율을 분석한 결과, 과목별로 A를 받는 학생들의 평균 비율은 53.4%에 달했다. 그 안에서 주요 교과로 볼 수 있는 기초교과(국어, 수학, 영어)와 탐구교과(사회, 과학) 역시 50%에 가까운 학생들이 성취도 A를 취득했다. 이를 토대로 예상해 봤을 때, 고교학점제 도입 시 지원하는 상당 수의 수험생이 진로 선택과목에서 성취도 A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 교과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에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지금도 고3 과정에서 등급 산출 과목이 적어 교과성적 정량평가 시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이 문제가 더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대학들이 정성평가 반영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4학년도 교과전형에서 정성평가를 활용하는 대학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건국대, 경희대, 경북대, 부산대 등으로 해마다 정성평가 활용 대학이 늘고 있다. 진학사는 고교학점제 도입 시 정량평가의 한계가 생길 것을 대비한 움직임으로 평가했다.
2023학년도부터 정성평가를 활용한 경희대의 송주빈 입학처장은 "선택과목에서 학생들이 어느 정도 충실하게 공부를 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정성평가를 도입했다"며 교과전형에서의 정성평가 활용이 고교학점제를 염두한 선택이 맞다고 긍정했다. 절대평가제의 경우 A~E등급으로 추산하기 때문에 정량평가에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성취도에 일정한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밖에 없어 교과 전형의 변별 요소가 줄어든다"며 "교과 전형에서 면접과 같은 다른 전형 요소의 추가·영향력 강화가 일어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교과 전형이 선발인원이 감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절대평가제 도입으로 내신의 변별력이 약화된 상황에 다가왔을 때, 각 대학들의 해석과 대처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 역시 자소서 폐지, 내신 축소 등으로 내신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전망이 비슷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자소서 폐지 등으로 이미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 전형의 합격선이 비슷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수도권 소재 주요 대학들은 0.5등급 정도의 차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는 특목·자사고 학생들 지원을 많이 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추측했다. 2023학년도 서울대 정시 전형 결과에서 서울대 합격생의 33.1%가 특목·자사고 출신이라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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