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지방은행이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개선을 요구하는 동시에 디지털 경쟁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달 초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은행장 간 회동자리에서 지방은행장들은 "은행권 경쟁촉진이 규모·자본이 작은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지방은행은 지역 경제와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특수성 때문에 자산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개선해야"
주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총자산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만큼 지방은행의 경쟁력이 부족하다.
지방은행들은 30여년째 60%로 묶여 있는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 제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시중은행과의 동등한 경쟁을 위해선 이 비율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 의무대출 비율이란 은행 원화대출의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로 채우도록 한 제도다.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의무비율을 보유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지원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지만 그만큼 리스크를 부담해야 한다.
실제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106조6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7.3% 늘었다. 여기에 최근 고금리·고물가로 타격을 받은 지역 중소기업이 크게 늘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 당국 "부산·경남은행 전산통합 검토"
금융당국은 5대 시중은행 과점 체제 구도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5대 시중은행 과점 체제 타파를 위해 지방은행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2개 이상의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방은행지주에 대한 정보기술(IT) 시스템 공동사용, 계열사 간 정보공유 완화 등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행법상 서로 다른 은행이 전산을 통합하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당국은 BNK금융에 비용절감 차원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산 통합'을 제안하고 관련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경남은행 내부와 지역에서는 두 은행 전산시스템 통합이 합병 시그널로 인식돼 실행은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 지방은행, 활로 찾기 나서
지방은행들은 우선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먼저 BNK경남은행은 특화점포인 경남 창원에 '디지널혁신점'의 문을 열었다. 매장은 디지털금융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과 '숍인숍' 형태의 편의점이 결합한 생활 속 디지털 금융서비스 점포다.
DGB대구은행은 또 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전국 매장에 CD·ATM 기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 지역을 제외한 전국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설치된 CD·ATM에서 DGB대구은행 ATM과 동일한 조건으로 현금 출금 및 입금, 계좌이체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핀테크 업체와 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은 지난해 토스 대출 비교 서비스로 1조 6000억원을 공급한데 이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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