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는 우리나라 겨울철 대표 음식이라 여겨질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만두 맛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는 상당한 수준의 전문가들이다. 만두 맛에 대해 까다롭기 때문에 과거까지만 해도 냉동만두에 대한 인식은 '만들기 귀찮아 사서 먹는 값싼 인스턴트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인식을 CJ제일제당이 깼다. CJ제일제당은 '기본에 충실하자'는 방향에 맞춰 '비비고 왕교자' 개발을 시작, 2013년 출시했다. 식감과 풍부한 맛을 구현하기 위해 20년 넘게 만두만 연구개발한 수석연구원을 중심으로 총 9명의 연구원들이 '담백하면서도 물리지 않는 만두 만들기 프로젝트'를 가동한 것.
CJ제일제당은 고기와 야채를 갈아서 만두소를 만들던 관행을 버리고, 칼로 써는 공정을 새롭게 도입했다. 돼지고기를 손상시키지 않고 보존하면서 원물 그대로의 조직감과 육즙을 살려 씹었을 때 입안에서 가득 차는 풍부한 식감을 구현했다. 풍부한 원물감의 만두소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교자만두보다 크기를 훨씬 확대한 '왕교자' 타입을 제형했다. 한 개당 약 13g에 불과했던 기존 교자만두 대신 '비비고 왕교자'는 35g으로 탄생한 것.
또 납작한 일본식 교자만두 형태가 아니라 삼면의 각이 살아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미만두'(바다의 해삼 모양으로 만든 만두. 미는 해삼을 뜻함) 형태로 제형해 크기를 늘리면서도 씹을 때 부담을 주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물결 치듯 아름다운 만두피 주름으로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하던 음식인 미만두의 고급스러움을 재현했다. 3000번 이상 반죽을 치대고 수분 동안의 진공반죽을 통해 쫄깃한 식감과 촉촉함을 살린 것도 특징이다.
◆글로벌 전략제품의 대성공
대표 제품인 만두를 포함한 비비고 브랜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을 주력 시장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전략제품인 만두 생산기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코스트코를 비롯한 대형마트 입점에 주력했다.
그러던 와중에, 국내와 미국에서 비슷한 시기에 '대박 제품'이 나온다. 바로 국내 만두 시장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꿔놓은 '비비고 왕교자'와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미국 만두 제품중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는 '비비고 치킨&실란트로(bibigo Chicken&Cilantro)' 만두다. 이들 제품이 나오면서 '한국식 만두'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크게 일어나게 된다.
특히, 미국은 진출 초기부터 코스트코나 월마트같은 메인스트림 시장을 공략했다. 현지인들에게 익숙한 한입 크기의 '비비고 미니완탕'에 집중하면서도, '만두(Mandu)'로 표기한 제품을 지속 노출시켜 친밀도를 넓혀갔다.
◆슈완스 인수로 美전역 플랫폼 확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온 CJ제일제당은 2019년, 북미 시장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맞이한다. 바로 미국 2위 규모 냉동식품기업 '슈완스 컴퍼니'를 인수한 것이다.
슈완스 인수 후 비비고는 슈완스의 폭넓은 미국내 유통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020년부터 양사의 B2C 유통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미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3만개 이상 점포에서 만두를 포함한 K-푸드, 아시안 푸드 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 결과, 2020년 비비고 만두는 단일 품목으로는 국내외를 합쳐 연간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2021년에는 NBA(美 프로농구) 최고의 인기팀인 LA레이커스와 글로벌 마케팅 파트너십을 맺었다. CJ제일제당은 LA레이커스 최초의 '글로벌 파트너' 자격으로, 유니폼에 비비고 로고 노출은 물론, 전 세계에서 레이커스의 다양한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만두를 포함한 비비고 가공식품의 글로벌 매출은 연간 2조원을 돌파했고, 이중 해외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 토대 마련
지난해 CJ제일제당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거점의 성공 경험을 토대로 유럽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지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한식 만두시장의 대형화를 꾀했고, 유럽인에게 친숙한 닭고기를 활용한 만두와 미국에서 검증된 제품 등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비비고 만두 등을 필두로 유럽 시장에 첫 발을 내밀었고, 4년(2018~2021)동안 연평균 38%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4년 만에 4.5배로 성장한 약600억원으로 예상된다. 2018년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Mainfrost)를 인수했으며, 지난해 5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인 영국 법인을 설립해 유럽 진출의 토대를 다졌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2월 최첨단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며 베트남 식품사업 확대에 적극 나섰다. 베트남 롱안성 껀죽현에 위치한 키즈나 공장은 총 3만4800m2(1만500평) 규모로 4층 2개동으로 건설됐다. 현재까지 300억원이 투입됐고 2025년까지 추가 설비투자 등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키즈나 공장은 '국가간생산→수출(C2C, Country to Country)'사업모델로 베트남 내수뿐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연합(EU), 호주 등 글로벌 수출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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