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이 부동산PF부터 뱅크런에 대한 전방위 대응에 돌입한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국내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지목된 가운데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을 유도하는 악성 루머까지 퍼지면서 시장에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저축은행 1조원대 결손 발생 어려워"
지난 12일 대형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부동산PF에서 1조원대의 손해를 입어 고객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는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것이란 '지라시(시중유언을 모은 정보 소식지)'가 금융업계 전반을 뒤흔들었다.
이같은 악성루머는 최근 확대된 부동산 PF대출 부실 우려를 증폭시키며 뱅크런을 유도할 수 있는 긴급사안이다.
실제 최근 국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미분양이 늘면서 그동안 PF 관련 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한 금융사들에 대한 부실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17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금융권 PF대출 건전성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 업권의 PF 대출 잔액은 2021년말 112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29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연체율은 0.82%포인트(p) 높아졌다.
다만, 악성루머에서 다룬 웰컴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에서 1조원대 PF 결손이 발생한다는 것을 불가능에 가깝다.
두 저축은행의 결산공시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웰컴저축은행 6679억원, OK저축은행 1조10억원이다.
부동산 PF 연체액과 연체율은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0.01%에 44억원, OK저축은행은 4.09%에 410억원이다. 대출액이 잡히더라도 공정률에 따라 대출금이 분배되어 나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저축은행에서 1조원대 PF 결손이 발생하기 어렵다.
◆금감원, 의무검사에 '중소 저축은행' 포함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부동산PF 대출에 대한 감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한국은행은 뱅크런에 대비할 대응책을 밝혔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적극 대응하는 데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또한 악성루머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SVB는 자본 조달 계획을 발표했을 무렵 스마트폰 등을 통해 빠르게 파산 공포감이 확산되며 결국 대규모 뱅크런으로 이어졌다. 소비자의 불안감은 뱅크런으로 이어져 금융사가 도산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금융시장의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먼저 금감원은 대형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의무검사 대상을 건전성 등 '리스크 우려'가 있는 중소형 저축은행 전반으로 넓힐 계획이다.
현재 금감원은 자산 2조원 이상의 저축은행을 상대로 2년마다 의무 검사를 진행해 왔으나, 앞으로 자산 규모에 상관없이 건전성 여부에 따라 검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창용 "담보증권 비율 늘릴 것"
아울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뱅크런 등에 따른 파산으로 은행이 지급결제 불능 상태에 빠질 사태에 대응할 방안을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14일(현지시간)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국은행 결제망에 들어오는 기관은 지급보증을 위한 담보자산이 있는데 결제하는 양이 확 늘면 거기에 맞춰 담보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한은은 각 은행으로부터 차액결제 규모의 70%를 담보로 받아두는 국채·통화안정채권(통안채) 등 차액결제 이행용 담보증권 비율을 2025년 8월까지 100%로 높일 계획이다.
이 총재는 "한국에서 SVB 등 은행 파산 사태가 벌어지면 "미국보다 예금 인출 속도가 100배는 빠를 것"이라며 "공포감에 휩싸여 단기간에 지급여력을 넘어서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멀쩡한 금융회사도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건전성이나 시장 불안과 관련한 루머에 '투트랙'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거짓 루머나 지라시에 대해서는 발견 즉시 수사기관에 고발해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지라시가 상장사와 관련한 것이거나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 경우 불공정 거래 혐의가 있는지 집중 조사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이용해 불특정 집단이 시장 불안을 조성, 간접적으로 이익을 보려고 할 수 있다"며 "수사기관과 협력해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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