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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저출산과 근원적 문제

언젠가 동물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한 사육사가 '동물원에서의 자연번식은 곧 그 환경에 적응했다는 것'으로, 어떤 인공번식보다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유리벽 사이로 보이는 관람객의 눈과 왁자지껄한 소리, 퇴근(?) 후에도 좁디좁은 시멘트 바닥에서의 적응이라…. 인간이 생각하는 적응과 그들이 생각하는 적응의 깊이는 전혀 다르겠지만, 죽음으로 불행을 말하는 동물이 그나마 줄었다는 점에서 동물원의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위안을 삼았다.

 

0.78명. 대한민국에서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대 아래다. 사실 놀랍지 않다. 대한민국은 2004년째부터 16년째 출산율 꼴지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늘 같았다. 미혼남녀는 혼자살기도 어려운데, 결혼은 어떻게 하냐고 되물었고, 결혼한 뒤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들은 이런 환경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안정적인 직장과 주거환경,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환경속에서는 아이 낳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한 것은 없다. 지난달 고용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청년 임시근로자는 106만8000명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만3000명 증가했다. 계약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 근로자도 1만명 늘었다. 반면 상용직 취업자수는 1년 전과 비교해 4만5000명 줄었다. 오히려 안정적인 직장과는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집값은 돌아오지 않았는데, 대출규제는 완화했다.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니 집을 사라는 소리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주택가격이 더 떨어지면 건설사와 건설사의 자금을 지원한 금융사,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돼 있다. 비이상적으로 오른 집값을 낮춰 공급하면 피해가 크니, 오른 집값 만큼 대출을 받아 긴 기간동안 갚으라는 것이다.

 

동물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청년들의 출산 회피는 대한민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동물원 속 동물들이 자연번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원인, 동물원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관광객에게 비춰지는 시간을 줄이고, 시멘트를 걷어내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동물원의 주인공인 동물들에게 "너희가 예민하니 눈과 귀를 막고, 견디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청년이 이 나라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일자리 양이 많아지는 것보다 상용 근로자를 늘려야 하고, 대출한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집값을 낮춰야 한다.  동물원 만큼의 맞춤형 복지와 배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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