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지침 여파가 거세다. IRA 보조금 차종으로 선정되지 못한 완성차 업계에는 적잖은 충격이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배터리 업계는 '호재'까지는 아니더라도 '악재'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북미 공장이 지어지면 향후 IRA 선정 차종에 국내 배터리가 더 많이 탑재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 북미 현지 침투하는 K-배터리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IRA 세부지침에 따라 선정된 차종 중 5개 차량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배터리를 사용해 달리고 있다. 세부 차종은 쉐보레 볼트·볼트EUV·이쿼녹스, 캐딜락 리릭, 포드 F-150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링컨 코세어 그랜드 투어링, 포드 트랜짓, 지프 그랜드 체로키 및 랭글러, 포드 이스케이프는 3750달러를 받는다.
IRA는 북미산 부품을 써서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가 대상으로, 선정된 차종을 구입할 경우 대당 최대 7500만원(약 100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북미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했거나, 미국이나 FTA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핵심광물의 40% 이상 사용한 경우 절반인 3750달러(500만원)를 주기 때문에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가격 측면에서 'IRA 선정 차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IRA 차종'으로 선정되지 못한 완성차 업계의 상황과 달리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소 짓고 있다. 현재 미국 완성차 기업들과 활발하게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기에 향후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가 많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시간주 공장(20GWh, 기가와트시)과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GM과 합작사) 1공장(45GWh)을, SK온이 조지아주 공장(22GWh)를 돌리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지금 계획하고 있는 공장들이 지어지고 나면 혜택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보류했던 미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 건설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총 7조2000억원을 들여 27GWh 규모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 공장과 16G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북미 지역에 현재 운영하는 배터리 공장이 없는 삼성SDI도 2025년까지 인디애나주에 23GWh 규모의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공장을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 "공급망 다변화는 늘 숙제, 중·일 업체들과 경쟁"
배터리 업계의 반응은 일관적이다. 공급망 다변화는 IRA와 같은 규제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완성차 업계들과 합종연횡을 통한 북미 공략 추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중국 광물에 의존하는 국내 배터리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을 아예 배제하고 전기차를 만들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는 대답도 내놓았다.
중국 광물 비중을 파격적으로 줄이지 못하는 국내 상황에 대해서는 "중국도 엄연히 중요한 전기차 시장 중 하나고, 광물 수요처 다각화는 IRA나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이 아니더라도 배터리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해내야 할 숙제"라고 답했다.
지금 발표된 기준에 따르면 이번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로 수혜 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배터리 업체는 우리나라의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 일본의 파나소닉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계속해서 IRA 차종을 선정하게 된다면 결국 국내배터리의 입지도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CATL도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해서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미국 네바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가지고 있는 일본 파나소닉도 캔자스주에 이어 오클라호마에 세 번째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기 때문에 북미 배터리 시장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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