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달 들어 공매도 일평균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상승 추세를 보이는 국내 증시가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같은 공매도를 주도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4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63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의 5785억원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 데다가 2001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코스닥 시장의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도 사상 최고치인 3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전 최대 기록은 지난달 2887억원으로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들의 일평균 코스피 공매도 거래 대금은 5085억원으로 지난달(2926억원)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코스피 공매도에서 외국인 투자자 비중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1월 67.46%에서 지난달 68.71%로 늘었고, 이달 현재 79.33%에 달했다.
공매도는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로 사용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했으며 코스닥도 900선을 넘어서자 국내증시가 과도하게 오른 것으로 보고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공매도 증가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숏 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강세는 과거와 달리 2차전지의 독주 현상이 심화된 측면이 크다"며 "2차전지 관련주들의 과열로 공매도가 증가했지만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이를 숏커버링으로 청산하고, 이 때문에 주가가 또 상승하고 공매도가 늘어나는 순환고리가 작동하고 있어 2차전지주의 과열 현상이 해소되더라도 코스닥의 주가 변동성은 높아질 수 있겠으나, 과거와 달리 지수 전반에 미치는 조정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공매도 대기자금 성격으로 분류되는 대차거래 잔고도 증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 금액은 81조5330억원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규모다. 대차거래 잔액은 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수량이다. 국내에서는 무차입 공매도를 할 수 없는 만큼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를 해야 하므로 대차거래 잔고 규모를 통해 공매도 수요 규모를 가늠한다. 대차거래잔고가 늘어나고 있어 공매도 거래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코스닥 지수가 33%가량 상승한 반면 연초 기준 10조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코스닥 대차거래잔고는 현재 19조4000억원 수준까지 2배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며 "코스닥 시가총액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대차거래 잔고 비중은 32.2%에 달해 전체의 3분의 1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대차잔고 증가는 공매도 증가에 선행한다고 받아들여져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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