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워싱턴 선언'을 두고 여당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이전 정부의 북핵 대응 전략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강력한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수립하는 핵전력 운용에 한국이 따라가기만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양국이 핵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고 핵전력의 기획단계부터 실행단계까지 참여하도록 하는 '한미 핵협의그룹'의 창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아가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전략 핵 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은 1980년대 초 이래 없었던 일로, 미 핵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사실상 상시 배치해 유사시 한미가 응징 보복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의 핵도발을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와 발전적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무엇보다 날로 폭주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확고하게 대처하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담은 '워싱턴 선언'의 의미는 남다르다"며 "핵협의그룹(NCG) 신설,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핵위기 상황에 대비한 도상 시뮬레이션 등의 내용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질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양국간의 확장 억제책이다. 특히, 그동안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 공유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워싱턴 선언은 윤석열 정부가 한미간의 돈독한 신뢰 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유 수석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 강력히 경고했다"며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확고한 한미동맹을 통해 북한의 위협에 단호히 대처하고, 오로지 국익을 위한 한미협력을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워싱턴 선언'에 대한 야당의 평가는 박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정상은 오늘 새벽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북핵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선언문으로 명시하고, 핵과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구체적으로 "대한민국이 핵 공격을 받고 북한에 핵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되겠나. 핵 공격을 받고 나서 대한민국이 남아있겠나"라고 반문하면서 "중국 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인태(인도태평양) 전략은 한미일, 북중러의 진영구도를 새롭게 창출해서 한편으로는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지할 동기를 줄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속화하는 공간을 열어주는 그런 의도치 않은 정치, 군사, 외교적 부작용이 있다. 인태 전략의 동맹 이익과 북핵 저지라는 대한민국 국가 이익 사이에는 이런 미묘한 상충과 맹점이 존재하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께서는 이런 인태 전략의 한국 국가 이익과의 상충과 맹점을 과연 알고는 계신가"라고 물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국의 독자 핵무장이 분명히 부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 변화의 전기를 마련했느냐는 점에서는 낙제점"이라며 "한국만의 비핵화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달성될 수 없다. 최근 핵능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북한을 다시 대화의 장에 불러내서, '비핵화-평화체제로의 전환 프로세스'가 재개되고 성과를 이뤄낼 때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의 핵능력 증강을 저지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지금까지의 무능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북을 다시 대화의 장에 이끌어낼 수 있는 담대한 제안과 실천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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