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으며 한국판 록히드마틴이 탄생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한 지 15년 만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육해공 방산 산업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 그룹은 대포, 장갑차, 전투기 엔진, 레이더를 생산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톱 10′ 들어 '한국판 록히드마틴' 이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새 사명은 한화오션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 시장 예상대로 '조건부 승인'
공정위는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및 한화시스템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은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에도 경영 실적이 악화한 대우조선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공정위가 제시한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 및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 내용을 준수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5월 중 대우조선 유상증자 참여,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절차 등을 거쳐 신속히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2001년 워크아웃 이후 22년만에 경영정상화의 닻을 올리게 됐다.
5월 중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두 곳 등 한화그룹 5개사는 2조원 규모의 대우조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를 통해 대우조선 지분 49.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한화그룹은 그룹의 핵심역량과 대우조선이 보유한 글로벌 수준의 설계·생산 능력을 결합해 대우조선의 조기 경영정상화는 물론 지속가능한 해양 에너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 구축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로 지상부터 우주에 이르는 방산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같은 세계적인 방산 업체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한화디펜스에 이어 이달 초 한화방산을 합병하며 방산 3사 통합사 구축을 완료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주요 사업 방향으로 방산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토탈 디펜스 솔루션' 등을 제시했다.
이같이 방위 산업을 키우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잠수함, 구축함 등 함정 특수선 분야 기술력이 뛰어난 대우조선과 만나면 해양 방산까지 맡는 기업이 탄생한다. 한화는 함정용 전투체계, 첨단 레이다 등을 공급하고 있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오션의 함정이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또 양사의 결합으로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중동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수출 네트워크를 공유해 대우조선의 주력 제품인 잠수함과 전투함 등의 수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본격적으로 수출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기후위기와 에너지 안보에 대한 이슈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이 빨라지는 시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 위치를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 시장 경쟁 예고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선박 건조부터 엔진 제작 기술까지 가능해지면서 조선업 분야도 미래 먹거리로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임팩트는 중대형 선박 엔진 제작사 HSD 엔진 경영권을 확보한 바 있다. 선박 엔진은 건조 가격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HSD엔진은 전 세계 2위 업체로 친환경 기자재와 발전 설비 생산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이를 바탕으로 수소 혼소 가스터빈 등 친환경 발전 기술과 HSD엔진 제조 능력을 활용해 이중연료 엔진 생산 등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선박 엔진을 자체 생산할 수 없어 전량 외부 공급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룹 계열사인 HSD엔진으로부터 엔진 수급이 가능해지면서 비용 절감은 물론 수주 경쟁력에서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선박 발주 시 선박 건조와 엔진 제작 능력을 보유한 기업을 선호한다는게 업계의 분위기다. 또 납기, 가격 측면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선박 유지보수 역량도 강화돼 글로벌 조선 시장의 변동성 위험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업계에선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현재 그룹의 핵심 그룹사인 한화·한화솔루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전략부문장·대표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단순한 이익창출을 넘어 일자리 창출, K-방산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일조할 계획"이라며 "특히 조선업의 장기간 업황 부진으로 침체된 거제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에도 큰 활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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