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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음악

[새벽을 여는 사람들] 조성민, 샤워시스템 보컬

"샤워할 때 들어주세요"...음악보다 공간에 집중
2023년 '반등의 해'..."2집 준비에 몰두할 것"

(왼쪽부터)샤워시스템 박태현, 이원재, 조성민./샤워시스템

"예술이라는 것은 결국 향유 문화고 소비가 돼야 의미가 있다. 우리 음악이 어디서 소비돼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사람들이 샤워할 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보컬 이름을 '샤워시스템'으로 결정했다."

 

조성민 샤워시스템 보컬(31)은 음악을 시작한 지 15년이 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기타를 잡았고 당시 함께 밴드를 하던 친구들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함께 활동하는 이원재(31), 박태현(31)씨 또한 밤낮 없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친구들끼리 의사결정과 방향성 등을 논의하는 만큼 소통이 자유롭다는 강점이 있다. 그들은 편안한 소통 문화가 그룹의 '장수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샤워시스템은 3인조로 결성된 일렉트로닉 음악그룹이다. 과거 '조이파크'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지만 새출발을 꾀하고자 2년 전 팀을 재결성했다. 조이파크로 활동하던 시절 '청춘페스티벌', '네이버 온스테이지' 등 메이저 무대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지만 체질 개선이 더 늦어져선 안된다고 판단했다. 현재 낮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퇴근 후 신촌에 위치한 작업실에 모여 곡 작업을 한다.

 

팀명을 바꾸고 지난해 7월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1집 앨범의 이름은 '임욕(淋浴)'이다. 한 앨범에 음악 10곡을 수록했다. 그룹의 슬로건은 '샤워할 때 들어요, 샤워시스템'이다. 구성원들은 타이틀곡인 '77'과 6번 트랙인 '아닌데'를 추천했다.

 

'대중성'과 '매니악'사이에서 고심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해야만 하는 것'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지속했다. 결국 예술은 소비되어야 의미가 있다는 결론에 도착했다. 걸작을 만들어도 소비되는 공간이 없으면 '무용지물'.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음악이 어디서 소비되는지 고민을 시작했다.

 

그들은 음악 장르별로 소비처를 찾기 시작했다. 발라드 음악은 주로 노래방에서 소비되고 있었다. 디스코(Disco), 하우스(House), 테크노(Techno) 음악은 주로 클럽에서 틀어줬다. 이후 음악이 아닌 공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결국 하루의 '시작과 끝'인 샤워실에서 소비하는 음악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세 명의 맴버 모두 "우리의 음악을 샤워실에서 들어주고 장기적으로 '샤워할 때 듣는 음악'으로 인식해 주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공연을 하기 전에는 작업실에서 장비를 세팅하기 어려워 별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합주실을 대여해야한다./샤워시스템

최근 샤워시스템은 작업 공간을 옮길까 고민하고 있다. 생업을 병행하고 있지만 신촌에서 작업실을 유지하기에는 월세 부담이 커서다. 5평 남짓 지하실이지만 신촌·홍대 등 수요가 높은 곳은 월세가 높은편에 속한다. 아울러 현 작업실에서 5년을 보냈다.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공간 변화를 통해 환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조성민 씨는 "맴버마다 낮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퇴근 후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우리 나이 또래 음악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어려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최근에는 공간에 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재 씨는 "현 작업실에 들어온 지 5년이 지났다. 공간의 변화가 없으니 현 생활에 안주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새 출발과 함께 새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음악 이외에도 문화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디지털 세로토닌'이란 팀을 결성해 '미디어 아트'를 하고 있다. 디지털 세로토닌에서는 지난해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와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로원 스튜디오'에서 예술과 기술을 접목하는 일을 돕고 있다.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 자동차가 향해야 할 부분에 관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현재로썬 자율주행이 미래 자동차의 방향이다. 이동수단에서 '이동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세로토닌 팀에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상상했고 주행 중 마주하는 환경데이터를 재가공해 탑승자에게 콘텐츠로 제공하는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왼쪽부)박태현, 이원재, 조성민씨가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샤워시스템

이원재씨는 아버지의 사업을 돕고 있다.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무역회사에서 실무를 보고 있다. 캐나다에 살면서 쌓았던 어학 실력을 적극 활용한다. 주로 유럽 국가에 한국 물건을 수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유럽과 한국의 시차를 고려해 주로 오후 1시까지 출근한다. 퇴근 후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곡작업을 한다. 일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면 오전 2시~3시쯤이다.

 

이 씨는 "음악에 몰두하고 있지만 별도의 수익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일에 지치고 늦은 시간까지 곡작업을 하지만 내 꿈을 이루고 실현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박태현씨의 생업은 이발사다. 본인의 '바버샵(Barber Shop)'에서 손님들의 머리를 깎는다. 작은 업장이지만 사장님이다. 낮에는 바버샵 사장님, 밤에는 일렉트로닉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박 씨는 "두 일 모두 정말 사랑하고 있다. 음악과 이발 모두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샤워시스템이 공연을 하고 있다./샤워시스템

그들은 예술가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과거 조이파크시절 마지막 앨범을 녹음하는 날 아침까지도 가사가 떠오르지 않은 적이 있었다. 억지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적표로 환산하면 스스로 '낙제점'을 부여한 셈이다.

 

세 맴버 모두 올해는 2집 준비에 몰두할 계획이다. 과거 조이파크로 활동할 시절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 운 좋게 유명세를 탔다고 생각해서다. 실력적인 부분과 음악에 관한 지식 등을 향상시키는 '반등의 해'로 설정했다.

 

조 씨는 "무사가 단 한 번의 전투를 위해 수일간 칼을 갈듯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샤워할 때 우리의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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