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경영 위기를 정상화 기회로 삼았다. 단순 비용 절감을 넘어 중장기적 과제로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곽노정 사장 주최로 '함께하는 더(THE) 소통행사'를 통해 사실상 비상 경영을 선포했다.
이날 곽 사장은 전달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제안된 효율 개선안을 소개하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차 사용률이 높은 직원에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장기휴가를 권장하거나, 거점 오피스 추가 설치 및 통근 버스 교체를 보류하는 등 내용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에도 연차 사용을 권장했으며, 올해 인사에서는 팀장 등 직급을 간소화하며 임원과 팀장 예산을 절반 가까이 줄인 바 있다. 최근에는 휴일 거점 오피스 근무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를 통해 수백억원대까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차 수당이 1일당 15만원 수준, 임직원 3만명이 하루씩만 연차를 소진해도 45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한달에 150만원에 달하는 직급 수당과 거점 오피스 임대료와 운영 비용, 대당 수억원의 통근 버스 비용까지 더하면 적지 않은 효과가 기대된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경영 개선책을 통해 그동안 일부 방만하게 운영됐던 부분을 찾아 효율을 되찾는데 중점을 뒀다. 경영 위기 속 임시방편이 아닌. 궁극적으로 회사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얘기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비용 절감 목적으로만 알려져있지만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은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며 "호황기에는 개선하기 어려웠던 비효율적인 부분을 이번 기회에 찾아 고치자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비교해 사업 효율에서 다소 뒤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삼성전자 역시 역대급 위기 속에서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임직원 근무와는 별개로 일부 비용 절감과 출장 제한 등으로 국한한 것도 이미 효율성에서 차이가 났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여기에서 나온다.
대표적인 게 휴일 근무. 내부에서도 실제 업무와는 관계없이 수당을 목적으로 한 휴일 근무가 지나치게 많다는 비판이 있었다. 거점 오피스가 정착하면서 이같은 '악습'은 더 확대, 내부 커뮤니티에서도 직원들간 논쟁이 있었을 정도로 알려졌다.
팀장 업무 추진비도 논란 거리 중 하나였다. 실제 업무와는 관계없이 직급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업무 추진비를 유용하는 데 대한 의혹도 여럿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다운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에도 직원들 요구로 초과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며 "이번 경영 위기를 기회로 비효율적인 부분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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