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하락장과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많이 사들이면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미 증시의 불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행의 파산 위기가 겹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초고위험 배팅으로 인한 손실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주(5월 1일~5월 8일)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이다. 서학개미들은 SQQQ를 4218달러(약 557억) 가량 순매수했다.
해당 종목은 나스닥지수를 반대로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나스닥지수가 떨어질 때 3배 수익을 얻게 되며, 반대로 오를 경우 3배 손실을 입게 된다. 이는 서학개미들이 미 증시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SQQQ와 상반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2위의 매도량을 보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를 추종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 동향에 대해 "미 증시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음에도 개별 종목에 주목하며 보합권 등락을 보였다"며 혼조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을 시작으로 유지되고 있는 미국은행 파산 위기도 매매 동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미 증시에서는 중소·지역은행 주가가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다. 등락폭이 커지면서 한국 시장에서 유행하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 전략이 그대로 사용돼 단기 차익을 노리는 서학개미들이 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레버리지 투자 선호 확대와 겹치면서 손실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는 테슬라로 3943달러(약 521억)를 사들였다. 이외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BIL(SPDR BLOOMBERG 1-3 MONTH T-BILL ETF) ▲PROSHARES ULTRA BLOOMBERG NATURAL GAS ETF(천연가스 2배 추종)▲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3X SHS ETF▲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ETF(TLT) ▲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 등 채권 ETF들이 포진돼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이 막바지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장기 국채 ETF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미국 장기채권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3배 레버리지 ETF에 대한 선호가 높아 '한방'을 노리는 초고위험 상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금리 인상 기조를 종료할 것이란 신호가 나오면서 개인들의 채권투자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며 "낮아진 은행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금리 매력, 또는 중장기적으로 자본차익을 기대하는 개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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