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과 임협(임금협상)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완성차 5개사가 12년 만에 일제히 무분규로 임단협을 마무리했지만 올해는 1분기부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임단협을 앞둔 노조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한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도 전년대비 86.3% 증가한 3조5927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시작될 임단협을 앞두고 벌써부터 노조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 소식지인 '현자지부신문'에 따르면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앞두고 최근 확대 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1만원 이상 임금 인상과 2500만원 이상 성과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가장 중요한 의제로는 정년 연장을 꼽았다.
올해 적절한 임금인상 규모는 '11만원 이상 13만원 미만'이 46.3%로 가장 많았다. '5만원 미만'은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 원하는 성과금 규모는 '2500만원 이상'이 49.2%를 차지해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또 올해 별도 요구안에 담아야할 안건으론 '정년 연장'(59.9%)이 가장 많았고, 상여금 800% 요구(39.6%)가 그다음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 단체협상에서 파업해서라도 노동 요구안을 쟁취해야 한다는 응답은 절반(51%)을 넘었다.
임단협을 앞두고 이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노조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사측과 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기아도 노사간 갈등이 예상된다. 기아도 높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최대임금과 최대 성과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아 노조도 정년연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매년 정년연장을 요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이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기아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최대 실적에 걸맞은 최대 임금과 최대 성과금 쟁취를 최우선으로 하고 올해 임금 및 별도 요구안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노조답게 승리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달 노조 대의원회를 거쳐 이달 말 상견례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국지엠도 올해 임협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 노조는 임협을 앞두고 임금 인상과 함께 성과금에 대해 조율 중이다. 그동안 한국지엠 노조는 오랜기간 이어진 적자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임금 인상과 성과금 지급 논의 과정에서 회사의 요구를 수용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노조원들이 임협에 대한 기대감도높아진 상황이다.
또 비정규직 지회의 복직도 풀어야할 숙제다. 한국지엠은 지난 2020년 노사정 합의를 통해 2019년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 일부가 폐업하면서 해고된 비정규직 568명을 트랙스크로스오버 신차 생산 설비 도입 이후 복직시키겠다고 구두로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 기업회생을 끝낸 KG 모빌리티는 올해 첫 임단협을 진행하는 만큼 팽팽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지난 2021년 자구안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복리 후생 중단과 직원 임금 20% 삭감을 진행한 만큼 올해는 임금과 복지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중형 SUV 토레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4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임단협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국내 라인업 부족 등 경쟁력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한 체질개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으로 소비자 구매 여력 약화로 업체들마다 수익성 증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은 물론 브랜드 이미자와 사업 전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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