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에 설탕· 축산물 가격까지 오르면서 또 한 번 식탁 물가 연쇄 인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런던국제금융거래소(LIFFE)에서 거래되는 설탕값은 12일(현지시간) 기준 t당 716.90 달러로 연초 대비 약 30% 상승했다.
올 하반기 강한 엘니뇨 탓에 설탕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의 주요 생산국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폭등했던 밀가루 가격도 위태롭다. 인도는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이지만 엘니뇨의 영향으로 6~9월 강우량이 급감할 경우 수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에도 몬순 기간 강우량 부족으로 곡물 생산이 줄어들자 밀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한 바 있어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밀 공급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
국제 설탕·밀 가격 폭등의 여파는 국내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탕과 밀가루가 주원료인 과자나 빵 등 주요 가공식품을 취급하는 식품업계의 경우 가격 인상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대한제당 등 3사는 최근 식품 업체들에 가격 추가 인상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마다 계약 기간과 내용이 다르지만 대부분 다음 달쯤 10% 안팎의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소매 제품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공식품의 재료 비용이 올라가는 셈이기에 추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격 동결 요청으로 인상을 자제하고 있지만 하반기 미리 구매해둔 비축분이 한계에 달하고 강력한 엘니뇨가 몰려온다면 가격 인상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에너지 비용까지 상승하면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16일 전기요금이 ㎾h당 8.0원, 도시가스요금을 MJ당 1.04원 오르면서 올 여름 냉방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방침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는 0.1%p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가스 요금 가중치를 이번 인상폭인 5.3%에 곱해 연간 효과로 계산한 것이다.
서울에서 국밥집을 운영하는 A(56)씨는 "아직 5월인데도 한낮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가고 있다"며 "손님들을 생각해서 에어컨을 틀고 있지만 고지서에 얼마나 적혀있을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이 더 악화되면 음식 가격 인상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단골장사다보니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각각 7.6%, 7.9%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7%)보다 2배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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