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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문학 고전 강의

강유원 지음/라티오

 

세상의 모든 것은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책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뉴스나 신문 기사부터 드라마, 영화, 유튜브 영상, 숏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표현 방식만 다르다 뿐이지 모두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금방 사라지는 이야기가 있는 반면, 어떤 것들은 수천 년이 지나서도 계속 인구에 회자된다.

 

철학 박사 강유원이 쓴 '문학 고전 강의'는 오래도록 사람들이 되풀이하며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그리는 '문학 고전'을 다룬 책이다.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희랍 비극의 3대 작가 중 하나인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해설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오이디푸스 왕은 신에게 전면적으로 저항하는 인간을 다루진 않지만,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인간의 독자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장엄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코로스가 "어찌 자기 눈을 멀게 했냐, 어떤 신이 부추겼냐"고 묻자 오이디푸스는 "이 쓰라린 일이 일어나게 한 분은 아폴론이나, 내 이 두 눈은 다른 사람이 아닌 가련한 내가 손수 찔렀다"고 답한다. 이어 그는 "내 고통을 감당할 사람은 세상에 나 말고는 아무도 없다"고 덧붙인다.

 

저자는 "소포클레스의 작품에서는 신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인간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며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게 '오이디푸스 왕'인데, 이 작품에서는 인간과 신이 화해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책은 인간 존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해 하나의 본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은 철학적인 성격을 띤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사태들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는 게 철학의 역할 중 하나라면, 소포클레스의 드라마에는 철저하게 자립적으로 살아가려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본을 제시하려는 철학적 태도가 있다는 것"이라고 부연한다.

 

테바이에서 오욕이 일어난 것에 노한 아폴론이 도시에 역병을 일으켰다는 걸 알게 된 오이디푸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역병을 없애는 성취를 통해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고자 하는 것은 추락을 피하려는 시도다. 허나 재앙을 막으려는 시도는 추락의 원인이 되고 만다. 책은 "어떤 일을 피하고자 열심히 노력했던 일이, 그 피하고자 했던 일의 직접적 원인을 만들어내는 결정적 계기임을 보여주는 것, 이것이 고전적인 의미의 비극이 가진 특징 중 하나"라고 밝힌다. 406쪽. 2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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