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우 지음/문예출판사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지만, 매일 글을 쓰며 작문 실력을 연마하는 이는 별로 없다. 백지 앞에서 우물쭈물 거리며 망설이는 사람이 많기 때문.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그런 이들의 등을 떠밀어주는 책이다.
책에서 저자는 글쓰기의 바다를 헤엄치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다에 들어가는 것에서부터 출발해 바다를 헤엄치는 일, 전복이나 소라 같은 것들을 바다 밖으로 건져내오는 것까지.
사실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기보다는 삶을 대하는 태도를 알려주는 것에 더 가깝다. '시작할 동기'를 다룬 부분에서 저자는 인생에서 어떤 일을 해야만 하거나 하고 싶을 때 쓰면 좋을 꿀팁을 전수한다.
대개 사람들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그것 자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고 그 뜻을 되새기려 애쓴다. 저자는 '거대한 가치'보다는 '부수적인 욕망'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이야기한다.
책에는 이 방법으로 계단에서 운동을 하게 된 일화가 하나 소개된다. 운동 부족에 시달려 집에 돌아갈 때만큼은 계단을 이용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저자는 '괜히 계단을 올랐다가 피곤해서 저녁 시간을 망칠 거야', '내일 몸이 더 힘들어져 손해를 볼 거야' 같은 합리화에 가로막혀 계단 운동을 멀리했다. 그런 그를 계단으로 불러낸 건 집 주변을 맴도는 불청객, 모기였다.
전자 모기채를 하나 들고 계단을 오르면서 벽과 천장에 붙은 모기를 잡는 일은 꽤 재밌거니와, 이렇게 열심히 모기를 잡으면 아이를 물 수도 있었을 한 마리를 죽이는 셈이 되겠지, 하는 생각에 매일 계단을 오르게 됐다고.
저자는 "계단 오르기가 가능해진 건 어디까지나 '건강 챙기기'가 아니라 '모기 잡기'라는 부수적인 의미 덕분이다. 삶에서 이와 비슷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며 "세상엔 글을 잘 쓰고 싶어 하거나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글쓰기에 '부수적인 욕망'을 붙이지 못해 실패한다"고 말한다.
이어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글쓰기 모임, 작은 상금이 걸린 공모전 등 무언가를 할 때 거기에 접목시키는 부수적 욕망과 의미가 그 일 자체를 이끌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좀처럼 잘 안 된다면, 거기에 다양한 목적을 덧붙여보라"고 조언한다. 29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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