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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동차

[봄봄봄] 세계 최초 럭셔리 대형 전기 SUV, 기아 EV9 타봄

기아 EV9 /기아

"경쟁 모델이 없다" 기아 관계자는 EV9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전기차 중에 3열까지 있는 대형 SUV, 그것도 최대 500km를 달릴 수 있는 모델은 전세계에 없다. 기아가 처음으로 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이례적으로 사전 계약자 중 55%가 처음 기아를 선택했다는 통계도 자동차 시장에서 EV9의 개척 의미를 짐작해볼만 한 숫자다.

 

그렇다고 EV9이 구매를 '도전'해야할 차는 아니다. 지난 14일 하남시에서 충남 부여까지 약 300km 가량을 달리며 경쟁할만한 모델을 여럿 떠올렸다. 이름을 말하기 어렵지만 럭셔리 브랜드의 대형 대형 SUV 들이다. 1억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비싸다는 비판이 있지만, 성능이나 기능을 직접 체험해보면 충분히 수긍 가능할 정도다. 가족을 태우고 여름 휴가를 떠나는 기분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HDA2 실행 중 스스로 차선 변경을 하는 모습

일단 덩치와는 다른 부드러운 승차감이 꽤나 매력적이다. 기아가 카니발 수요를 뺏는 '카니발리제이션은 없다'고 말한 이유도 알수 있을 듯 했다.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성에, 3톤은 될법한 무게에도 견고한 감쇠력 덕분에 안정적으로 과속방지턱을 넘어섰다. 비록 럭셔리차에 필수로 자리잡은 전자식 서스펜션을 쓰지는 못했지만, 멀티링크에 다양한 기술을 조합하고 세팅값을 고심한 성과다. 워낙 크고 무겁다보니 살짝 주저앉는 느낌도 없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대단할만큼 문제 없는 수준이었다.

 

주행 성능은 마치 V8 엔진으로 달리는 듯 했다.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력이 차체를 안정적으로 끌어다 밀었다. 특히나 스포츠모드에서는 끝까지 밟으면 충분히 속도 리미트도 순식간에 넘어설 듯 한 가속도를 느낄 수 있었다. 모드와는 관계 없이 시속 130km를 넘기면 허리를 조이는 '버킷'시트로 변신도 해준다. 전비는 에코모드 대비 50% 이상 줄어드는 느낌. 그만큼 모드에 따른 차이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조수석에 릴렉션 시트를 적용한 모습. 운전석에서는 주차중에 실행할 수 있다.

1시간쯤 달렸을까. 갑자기 허리 부분을 마사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착각이었는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 바로 에르고 모드. 설정에 따라 30분이나 1시간 이상 주행 하면 스스로 작동해 허리 피로를 줄여주는 기능이다. 조수석에도 있고, 2열에는 마사지 기능까지 있다는 설명이다. 조수석 측면에 시트 이동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바로 눕는 포지션으로 바꿔주는 기능도 있는데, 피곤해서 잠시 졸고 있는 조수석 아내를 위해 작동해주면 점수를 딸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2.5단계 수준 자율주행 기능이 있어 장거리 운행도 힘들지는 않았다. 고속도로에서는 내비게이션과 속도제한 표지판 등을 읽어 스스로 속도를 조절하고 달려준다. 차선 변경도 깜빡이를 넣으면 스스로 한다. 인터체인지 진입까지 가능해지는 3단계는 추후 추가할 예정이란다.

 

적재 공간이야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팰리세이드보다 넓게 느껴지고, 2열은 슬라이딩이 가능해 카니발과 같은 방식으로 넓게 활용이 가능하다. 트렁크 부분에 적재 공간인 '프렁크'도 더 넓어져서 이제는 웬만한 가방을 하나 넣어도 괜찮다.

 

구독 서비스, 커넥트 스토어로 사용하는 스트리밍 플러스는 즐거움을 더해줬다. 이동 중에는 음악, 정지 중에는 왓챠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추후 서비스를 추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래도 구독 서비스는 아직 수긍되지 않았다. 실제 성능과 관련한 구독 서비스를 적용하지는 않는다는 기아 관계자 말과 달리, 리모컨으로 차량을 빼고 넣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2가 50만원짜리 커넥트 스토어로 제공된다. 물론 영구 적용 상품이라 사실상 옵션이긴 하지만, 대형차 특성상 쓰임이 많은 주차 보조 기능을 굳이 이렇게 구매하게 만든 데 의문이 들었다.

 

럭셔리 대형 SUV까지 연상할만큼 고급스러운 기능들 속, 다소 무게감이 떨어지는 외관은 호불호가 있을 듯 하다. 멀리는 쏘울부터 스포티지 등 같은 브랜드 모델들과 패밀리룩을 유지했는데, 플래그십스러운 특별함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런 단점들이야 성능에 비하면 하찮아 보인다. 차를 사야 한다. 가족들과 함께 타야 한다. 1억원이 있다. 그런 소비자라면 고민할 가치가 충분하다. 기름을 넣는 럭셔리 대형 SUV로 멋을 부릴 건지, 아니면 기아 EV9으로 실속을 차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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