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년 94세…황해도 사리원 출신으로 64년 침대 회사 설립
'침대공학연구소' 최초로 門…첨단 자동생산시스템 도입
'기업 이윤 사회 환원' 철학 실천위해 25년간 쌀등 나눔도
빈소,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장지, 경기 용인 선영
'대한민국 침대 업계의 산증인'이자 '기부 천사'로 잘 알려진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사진)이 지난 26일 밤늦게 별세했다. 향년 94세.
27일 에이스침대에 따르면 안유수 회장은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사리원은 봉산탈춤으로도 잘 알려진 봉산군에 위치해 있다.
안 회장은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이듬해 1월 부모와 떨어져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1·4후퇴때다.
그가 침대를 처음 접한 것은 부산에 있는 미군 부대에서 잡역부를 하던 시절이었다.
전쟁이 끝나자마자 안 회장은 공부를 해야겠다는 신념으로 고등학교를 다녔고, 졸업후엔 대학교에 들어가 수학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방송국에 기자재를 납품하는 일을 하며 가구점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제법 큰 규모의 가구점임에도 침대가 없는 것을 보고 '내가 먼저 없던 시장을 개척해 보자'는 생각에 침대 사업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두려움 없이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에이스침대 전신인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다. 그때가 1963년 9월이다.
당시 한국에선 스프링 침대를 제조한 사례가 없어 스프링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개발해 만들어야 했다.
안 회장은 1992년 침대 기술의 독립화, 침대 기술의 한국화를 목표로 업계 최초로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1995년엔 충북 음성에 업계 최초이자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첨단 자동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2000년부터는 '보여주는 침대과학'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운영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란 카피도 에이스침대에서 나왔다. 안 회장이 걸어온 길이 대한민국 침대의 역사다.
실향민인 안 회장은 늘 북녘땅을 그리워했다.
2019년 10월에는 경기 파주 임진각에 있는 통일연못을 찾아 그동안 애지중지 키운 비단잉어 200여 마리를 직접 방류하기도 했다.
비단잉어들은 경기 여주, 충북 음성에 있는 에이스침대 공장의 연못에서 안 회장이 30여년 가깝게 손수 키운 것들이다. 안 회장은 비단잉어가 동사하는 것을 막기위해 겨울철마다 여주공장으로 옮겨 기르는 등 정성을 쏟았다.
대북지원사업을 하며 자주 오가던 임진각에서 자신과 같은 실향민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통일연못에 비단잉어들이 노닐 수 있도록 기증을 결정한 것이다.
안 회장은 기부천사로도 정평이 나 있다.
매년 설과 추석엔 이웃들을 위해 쌀을 기부해 나눴다.
99년부터 시작한 쌀 나눔은 올해 초까지 25년을 이어져왔다. 지금까지 안 회장이 에이스경암을 통해 기부한 백미는 13만6560포(10㎏ 기준), 1365톤(t)에 이르고 금액으론 32억원 어치다.
또 소방관들의 처우를 개선하기위해 5차례에 걸쳐 총 15억원을 기부했다. 1994년부터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무료급식소와 경로회관을 운영하기도 했다.
이는 안 회장의 경영 철학인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철학에서 비롯됐다. 어려운 때일수록 사회와 늘 함께해야한다는 마음을 갖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직접 실천해온 결과다.
91년엔 철탑산업훈장, 94년엔 금탑산업훈장을 각각 수훈했다. 대통령상 3회, 국무총리상 4회도 각각 수상했다.
안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뒀다.
장남 안성호 대표는 에이스침대를 이끌고 있다. 차남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를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에이스침대는 3462억원, 시몬스침대는 2858억원의 매출을 각각 거뒀다.
안 회장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일은 30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용인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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