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3사가 정부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농심이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5.9% 내린다고 공표하자 삼양라면과 오뚜기도 가격을 인하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농심은 다음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5.9% 내린다고 27일 밝혔다.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10년 안성탕면, 신라면 등의 가격을 2.7∼7.1% 내린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새우깡 가격 인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등 소매점에서 신라면(1000원)과 새우깡(1500원) 가격이 각각 50원과 100원 낮아진 950원, 1400원이 될 전망이다. 농심은 "제분업계에서 공급받는 소맥분 가격이 다음 달부터 5% 인하되는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삼양식품도 이날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 12개 제품 가격을 다음 달 1일부터 평균 4.7% 순차적으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 5개들이 판매가는 대형마트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낮아진다.
오뚜기도 다음 달 1일부터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한다고 28일 밝혔다.
먼저, 대형마트 가격 기준으로 '스낵면' 5개들이 판매가는 3380원에서 3180원으로 5.9% 내린다.
'참깨라면'(4개들이)은 4680원에서 4480원으로 4.3%, '진짬뽕'(4개들이)은 6480원에서 6180원으로 4.6% 인하된다.
오뚜기는 2010년 진라면 가격을 인하한 뒤 10여년간 원부자재, 인건비, 각종 제반 비용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1년 8월까지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업계의 가격인하는 최근 정부의 가격 인하 압박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는 일제히 라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농심은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했고 뒤이어 오뚜기는 11%, 삼양식품은 9.7%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지난해 라면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1년 전보다 50% 내려갔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하락에 맞춰 판매가를 적당하게 내렸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통상 한 번 오른 식품 가격이 내려가는 일은 업계에서 드문 일이다. 라면의 경우 2010년 밀가루 가격이 급락함에 따라 라면 가격을 20~50원 낮춘 이후 올해 4월 오뚜기가 '진짜쫄면'의 편의점 판매가를 10.5% 내린 것 외에는 전무하다.
이번 가격 결정은 국내 제분업계가 7월 출하가격을 인하함에 따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 생산 원가에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상 15~20%정도"라며 "밀가루 가격을 제외한 원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생산 비용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지만, 서민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가격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는 "기업 입장에서 가격을 내린다는게 쉽지 않았을 결정이겠지만, 개당 몇십원 수준의 인하는 가계 소비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 가계 부담을 걱정한다면 전기세나 난방 요금 등 공공요금을 조정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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