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첨단 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인 '푸드테크(Food Tech)'는 전도유망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규모는 2017년 2110억달러 규모에서 연평균 7%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에는 3600억달러(약 469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푸드테크 시장은 2020년 약 61조원 규모에서 2040년에는 1.8~2.3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는 푸드테크의 범위와 법적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에 지난해 서울대가 주도하고 관련 연구소와 정부부처,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한국푸드테크협의회(푸드테크협의회)가 출범했다.
메트로미디어는 한국푸드테크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장재호 서울대학교 푸드테크학과 교수를 만나 심도깊은 인터뷰를 나눠봤다.
-푸드테크협의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푸드테크협의회는 글로벌 푸드테크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기반 조성 사업, 민관 협력 사업, 회원간 네트워킹 사업, 국제협력 사업, 기술발전 지원 사업, 포상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푸드테크 산업을 둘러싼 규제개선이 절실한 상황이고, 이와 관련해 정부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푸드테크협의회는 다양한 기관이 푸드테크 화두에 대해 연구하고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기구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있어 의견 도출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협회는 6개 분야로 나뉘어져 운영된다. 각 분야의 특징이 다른데 모든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똑같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예를 들어 로봇 조리 관련 관계자들은 거기에 소속되어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거기에 관련된 지자체와 협의하고 정부 건의사항을 정리하는 식이다."
-국내 푸드테크 산업 전망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대학교에 푸드테크 융합학과가 생겨날 정도로 푸드테크의 전망은 밝다고 말할 수 있다. 푸드테크 융합학과에는 경영학과 교수, AI 관련 교수, 식품공학과 교수도 수업에 들어간다.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의 경우 이미 그렇게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 교수진도 다양하다."
-기존 푸드테크협회와 다른 점이 있다면.
"기존 협회는 IT 식품 관련 회사들만 모여있었기 때문에 주로 기업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집단이었다. 푸드테크가 성장 산업이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만 고집해서는 육성할 수가 없다. 규제 개선이나 정부와의 호흡이 중요하고, 학교, 국가 연구기관, 대기업, 스타트업 등 다양한 집단의 목소리를 듣고 그 안에서 발전을 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기존 협회를 해체하고, 협의회로 등록해 활동하게 됐다."
-해외 어느 국가가 푸드테크 산업에서 앞서있는지 궁금하다.
"푸드테크의 영역이 굉장히 넓다보니 각각의 면을 봐야 한다. 대체육만 놓고 보면 이스라엘과 미국이 앞서 있고, 유통이나 물류는 한국이 가장 앞서 있다. 예를 들어 '컬리' '오아시스마켓' 등 신선식품 배송은 그 어느 국가도 따라올 수가 없다. 가까운 옆나라인 중국의 경우 식품 안전 측면은 낙후되어 있지만, 계산할 때 모두 QR로 계산할 정도로 디지털 시스템은 굉장한 수준을 자랑한다. 그래도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균형적으로 발달된 국가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미국이다."
-푸드테크의 산업 특징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푸드테크는 스타트업, 청년, 지역 기반이 주도하는 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오나 전자는 어려운 기술이 수반되고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푸드테크는 먹는 것과 관련해 불편한 점을 문제 해결적으로 뛰어들기 때문에 산업자체가 접근성이 높다. 또 식생활과 관련되어있기 때문에 삶의 질 향상과 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푸드테크 분야도 다양하게 나눠지는데, 유망한 분야를 꼽는다면?
"한국은 유통을 중심으로 한 푸드테크가 먼저 발전했다. 쿠팡의 로켓배송, 컬리의 새벽배송, 그리고 배달의민족 등 물류 배달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앞으로는 K-컬처, K-푸드를 포함한 외식분야와 ESG·맞춤형으로 흐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ESG와 맞춤형 푸드테크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까지 주도적인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미 다른 국가에서 전개하고 있는 푸드테크를 따라가기만 해서는 의미가 없다. 아무도 주도하지 않는 분야를 선점하고 리드해야 의미가 있다. 특히 맞춤형 푸드테크의 경우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와 헬스케어, AI기술, 식품제조 융복합이 이뤄져야 가능한 분야인만큼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꼭 필요하다. 현재의 밀키트 제조 방식에 로봇기술이 가미되면 원가는 낮추고 제품은 다양해지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갈 수 있다고 본다."
-최근에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대체육이나 배양육을 고기(肉)로 볼 것인가다.
"아직도 축산업계는 대체육이나 배양육에 대해 '인조육' 또는 '인공육'이라는 용어를 고집하거나 아예 '肉'자를 쓰지 못하게 하고 있다. 대체식품 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푸드테크와 같은 신산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축산업을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체육과 배양육에 뛰어드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은 많지만,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넘어야 할 것들이 산적하다. 그렇기에 관련 규제와 법령, 용어 정립을 우선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푸드테크협의회의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오는 7월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준을 만들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일단 푸드테크의 범위가 정의되어야 그 후에 인력을 양성할 수 있고 해외 진출을 도올 수가 있다. 법령에도 없는 것을 정부가 지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7월에 큰 아웃라인을 잡는 것이고, 세부적인 규제는 향후에 식약처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서 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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