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28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 블록버스터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전쟁의 막이 올랐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의 미국 특허가 지난달 30일을 만료됨에 따라 이달 초 전 세계 6개 기업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동시에 출시하며 치열한 선점 경쟁을 시작했다.
◆28조 시장 뺏기 '사활'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지난 1일(현지시간)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6개의 거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이 달 이후 미국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차례로 출시해 휴미라의 아성에 도전한다. ▲화이자 '아브릴라다' ▲코헤러스 '유심리' ▲프레제니우스 카비 '이다시오' ▲바이오콘 '훌리오' ▲산도스 '하이리모즈' ▲베링거인겔하임 '실테조' 등이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는 미국 애브비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에 두루 처방되는 의약품이다. 애브비에 따르면 휴미라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212억 달러(약 28조원)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은 고농도 제형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8종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고농도로 허가 받은 기업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제외하면 산도스의 고농도 제형(100㎎) '하이리모즈' 뿐이다.미국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심포니헬스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달리무맙의 약 85%는 고농도 제형이 차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하브리마 80㎎의 고농도 제형에 대한 FDA 승인을 받으며, 기존 40㎎에 이어 두 가지 제형 확보에 성공했다.
셀트리온 역시 지난 5월 FDA로부터 유플라이마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유플라이마는 저농도 대비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인 고농도 제형으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시트르산염(구연산염)을 제거한 것이 특징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달 미국 바이오 기업 라니 테라퓨틱스와 계약을 맺고 먹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휴미라와 유플라이마 간의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PBM 목록 등재가 관건
하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한국과 다른 미국의 보험 체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에는 보험사와 제약사, 약국과의 사이에서 약재 보험급여 목록을 직접 관리하는 처방급여관리업체(PBM)라는 중간자가 있다. 이 PBM은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리베이트를 협상해 급여 목록을 만들고, 실제 제품 처방이 그 목록 안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대형 PBM의 목록에 오르는 것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옵텀Rx, 익스프레스 스크립츠, CVS 케어마크 등 3대 PBM이 시장의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옵텀 RX 공식 목록에 암젠의 암제비타에 이어 실테조와 하이리모즈 등 2개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주 입장문을 통해 "회사는 전체 아달리무맙 시장의 40%를 대상으로 약가 등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품의 차별성과 품질 우수성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고려해 PBM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빠른 시간 안에 이 PBM 목록에 등재돼야 시장 선점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리마와 유플라이마가 대형 PBM의 의약품 목록에 포함되면 시장 선점의 기회는 분명히 온다"며 "현재 바이오시밀러 고농도 제형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현재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고농도 제형은 3개 뿐인 만큼 차별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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