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체에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부실 우려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의 연체율은 금융권 평균보다 약 7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소형사들은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증권사의 건전성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증권사 전체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은 15.88%로 10.38%였던 지난해 말과 대비해 5.5%포인트 급등했다. 금융권 전체 부동산PF대출 연체율 2.0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금융권 PF대출 연체 잔액이 자기자본(76조2000억원)의 1.1% 수준에 불과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증권가는 현재 차익결제거래(CFD)발 주가 폭락 사태와 부동산PF 부실 우려에 따른 리스크가 겹치면서 하반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대형사들보다는 중·소형사들의 위험 신호가 증폭되고 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22년부터 시장요인의 악화로 인해 부동산PF의 위험이 커진 상황"이라며 "시장지배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위험회피 성향이 낮은 소형 증권사일수록 고위험 부동산PF 채무보증 또는 브릿지론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중·소형사나 저축은행들은 대형 증권사만큼의 자금이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며 "사실상 대형사들은 시장이 말도 안 되게 무너지지 않는 이상 손실을 볼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이 초대형IB(투자은행)·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구성된 자기자본 상위 8개 증권사 그룹과 그 외 16개 중소형사로 구성된 증권사 그룹으로 구분해 위험 익스포저가 어떠한 변화와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분석한 결과 확연한 차이가 드러났다. 두 그룹 모두 최근 2년 사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지만, 보증기관의 위험 익스포저 수준을 더 잘 나타내는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유동화증권 채무보증의 잔액 비율은 중소형사 그룹의 증가율이 더 높았다. 2년 사이 초대형IB·종투사 그룹은 5.5%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형사 그룹은 7.4%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브릿지론 규모 역시 중소형사 그룹이 더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동일 기간 부동산PF 중 브릿지론의 비율을 보면 초대형IB·종투사 그룹은 4.1%포인트 증가에 그쳤지만, 중소형사 그룹은 무려 17.1%포인트(11.6%→28.7%)나 증가했다.
브릿지론은 '임시방편 자금대출'로 부동산PF 사업 초기에 단기 차입하는 자금을 말한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는 우선순위에 따라 손실 규모가 달라지는데, 중소형사들이 집중했던 브릿지론의 경우 리스크 요인이 상대적으로 크게 평가되고 있다. 브릿지론의 담보인정비율(LTV)이 100% 이상으로 높을 뿐더러 변제순위가 중순위·후순위일 경우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6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잔액은 28조5000억 원이며, 올해 만기될 금액은 약 14조 원에 달한다. 이 중 브릿지론은 58.4%를 차지하고 있다.
나이스 신용평가는 "증권사의 부동산PF 익스포저는 상환순위, 투자지역, 용도 측면에서 타 금융업종보다 위험도가 높다"며 "부동산PF에서 부실이 확대되면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초대형사의 경우 해외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대형사 및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게 예상된 초대형 증권사의 경우에도 익스포져가 큰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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