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축소에도 올해 증가세 지속...금융양극화 심화
"리볼빙 단행 통해 기업 이미지 나빠질수도"...'득보다 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잔액이 1년 새 1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저신용 차주들의 리볼빙 사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는 그간 진행하던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인 모양새다.
10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리볼빙 금액은 7조34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동기(6조4583억원) 대비 1조원 가량 늘어났다. 올해 리볼빙 잔액 최고점은 지난 2월 7조3901억원이다. 이후 3월 1751억원(2.36%) 감소하는 데 그치며 또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볼빙 잔액이 늘어나자 금융권의 시선이 카드업계로 쏠린다. 건전성 관리가 전 금융권의 우선 과제로 손꼽히고 있어서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의 일부만 결제한 뒤 이월하는 금융 상품의 일종이다. 각 사별로 상이하지만 저신용차주의 이용 빈도가 높은 만큼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곳도 존재한다.
카드업계에는 억울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등장한다. 그간 단행했던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지만 리볼빙 잔액이 늘어서다. 카드사는 가입자들의 리볼빙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문자메시지(SMS) 발송부터 ▲홈페이지 홍보 ▲캐시백 이벤트 시 리볼빙 동의 필수 등의 마케팅을 진행한 바 있다. 현재 대부분의 카드사가 이와 같은 마케팅을 중단하거나 줄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이벤트 안내를 하거나, 대상이 되는 소비자에게 문자가 나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현재는 모두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카드업계는 지난 2021년을 끝으로 리볼빙 관련 행사를 대거 줄였다. 리볼빙 서비스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대되면서 관련 홍보가 오히려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저신용 차주의 연체 금리를 더 받기 위해 관련 마케팅을 단행하기에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
연이어 증가하는 연체율 또한 카드업계가 리볼빙 이벤트를 줄인 이유다. 지난 1분기 카드사들의 순이익 감소 원인으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하반기 성적표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분기에 전업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24.4%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리볼빙 잔액 증가 원인으로 금융 양극화 심화를 꼽았다. 올해 저신용 차주의 대출 창구가 줄어들면서 이용이 간편한 리볼빙으로 손을 뻗었다는 지적이다. 리볼빙은 카드론, 현금서비스 대비 간편하지만 환급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금융서비스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카드사별로 홈페이지에 '리볼빙 금리 계산기'를 운영하고 있다. 리볼빙 서비스 또한 금융상품인 만큼 환급 여력 내 이용할 수 있도록 계산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볼빙 최소 결제액은 10%로 책정했지만 카드값의 5~20%만 남았을 때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금액이 불어나면 갚기 어려운 상품이어서 활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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