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매수 자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최근 증가하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차액결제거래(CFD)발 주가 폭락 사태로 18조원대로 감소했던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10일 기준 19조393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최근 증권사들의 이자율 인하에 더해 2차전지·반도체 관련주 상승으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다시 관심을 가지면서 신용거래 융자잔고가 다시 증가해 2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신용거래융자 1~7일 구간의 이자율을 0%로 인하했다. 90일 이상 구간은 9.5%로 종전 대비 0.25%포인트 내렸다. 다올투자증권도 이달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신청월 포함, 6개월 동안 신용 이자율을 연 3.99%로 적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거래 이자율 연 3.9%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9월 말까지 연장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시장 점유율 늘리는 것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객을 많이 유치할수록 증권사들은 큰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저리로 신용 투자를 권유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증권사가 초기에는 이자를 저리로 책정하지만 연장을 할 때 이자율을 높이고 있어 결국 빚투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무료에 혹해 신용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주가가 흐를 경우 신용 거래 기간이 늘어나 이자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증시가 약세장으로 돌아설 경우 큰손실도 입을 수 있어 빚투 증가는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인하가 빚투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선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빚투를 할지 말지는 투자자 선택의 영역으로 투자 위험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이 떠안아야 하므로 본인이 그런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융자 인하는 투자자 부담을 낮추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대신증권은 신용융자 시 거래비용을 낮춰 고객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단기이자율 혜택을 통해 신용거래 기간을 가급적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해 '장기 빚투'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인하 이벤트를 진행하는 증권사들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잠깐 진행하는 것으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 부담이 적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대형사들이 그러한 이벤트를 따라가며 경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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