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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전자에 '애국 수주'를

산업부 김재웅 기자

"굳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에 수주할 필요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비전 2030'을 선언했을 당시 한 산업계 관계자가 해준 말이다. 파운드리는 긴밀한 협력과 안정적인 공급이 중요한 만큼, 지형적인 요소를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앞서나가며 양강 구도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점유율을 바꾸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심지어 아직 공장도 다 짓지 못한 미국 인텔에는 대형 수주 소식과 함께 2위를 뺏겠다는 선전포고까지 받았다.

 

글로벌 파운드리 수주전에서 삼성전자는 그야말로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전해진다. 반도체가 아무리 첨단 산업이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인 탓에, 소위 '건너건너'면 아는 사이인 외국계 팹리스와 파운드리 사이를 뚫고 실력으로 계약을 따내야해서다. 중국이 한창 성장하던 2010년대에도 같은 중화계인 중국 팹리스와 대만 TSMC 사이가 그렇게 좋았단다.

 

삼성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가 아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30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지리적 영향을 최소화할 '초격차'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사회 공헌을 중시하는 경영 철학, 그리고 무엇보다 국내 반도체 생태계 성장 가능성을 믿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실적인 고민도 있었지만, 'K칩스법'이 기적적으로 통과되면서 물꼬가 트였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상상을 초월한 효과를 낼 전망이다. '현대 문명의 총아'라 불리는 자동차 산업보다도 더 복잡한 생태계로 이뤄지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기초 과학까지 크게 발전한다. 이제 반도체도 양자 역학을 필요로 하는 상황, 대한민국이 첫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기반을 마련해줄지도 모른다.

 

문제는 수주전이다. 삼성전자가 간단한 메모리에서는 기적을 이뤄내긴 했지만, 복잡한 파운드리에서 기초 과학으로 무장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초격차'를 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우리 고객'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도 반도체를 많이 쓴다. 전자 업계도, 자동차 업계도, 또 빠르게 성장하는 방위산업까지도 그렇다. 그런데도 삼성전자에 수주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게 손에 꼽는다. 국내 최대 팹리스인 LX세미콘이 삼성전자와 협력한다는 발표만으로 화제를 모았을 정도다.

 

대한민국은 글로벌 경제 위기 때마다 '애국 소비'로 극복해왔다. 이제 기업들도 '애국 수주'를 해야할 때 아닐까. 삼성전자 기술은 세계 최고, AI 분야를 중심으로 토종 팹리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명분과 실리, 모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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