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는 타봐야 진가를 아는 브랜드다. 강력한 주행 성능과 널찍한 공간. 투박하기로 유명한 유럽차인데도 미려한 실내 인테리어. 특히나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높은 연비로 실제 판매량과 달리 적지 않는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다.
무려 4년만에 팬데믹 없는 여름휴가, 오랜만에 모인 가족 7명과 푸조 5008 SUV GT를 타고 여행을 다녀왔다. 3열까지 사람을 가득 채웠으면서도 강력한 성능과 높은 연비를 놓치지 않았다. 모든 탑승자에 편하고 즐거웠다고 감사 인사도 들었다.
5008 GT는 여느 중형 SUV와 비슷한 크기지만, 전폭이 더 좁고 전면 본넷부위 오버행이 짧아 운전이나 주차가 훨씬 편했다. 덕분에 휠베이스가 2840mm로 길어져 3열까지 사람을 태울 수 있었다.
2열은 아예 슬라이딩 방식으로 만들었다. 좌석 3개를 따로 조정할 수 있어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등받이도 충분히 유연하게 움직여 2열에서도 편하게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다.
3열은 헤드레스트만 조절할 수 있는 대신 2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편의를 높일 수 있다. 좌우폭이 넓어서 레그룸이 좁은 대신 자세를 바꾸기는 좋다.
7명을 태우고 달리는데도 연비는 놀랄 수준이었다. 일단 가솔린 엔진이면서도 공인 복합 연비가 12.1km/L, 배기량이 1.2L 밖에 안되는데다가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실제로 에코 모드로 고속도로를 300km 이상 달려보니 연비가 12.3km/L 정도 나왔다. 3명이서 탔을 때는 14km/L를 넘어섰다. 연료탱크 용량이 55L 밖에 안되는데, 700km 정도를 달려도 주유를 필요로하지 않았다.
강력한 주행 성능이 의아할 정도다. 최고출력이 131마력에 불과하지만, 스포츠 모드를 작동하면 다른 차 처럼 치고 달리기 시작한다. 최대토크가 23.5kg·m이나 되는 덕분인데, 그르릉 대는 배기음까지 더해지니 푸조가 F1 머신도 만든다는 사실도 새삼 떠올랐다. 굳이 패들시프트를 장착한 이유도 이해할만 했다.
편의기능도 다양하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설레는 여행길을 더욱 빛나게 해줬고, 2열 창에 햇빛 가리개로 잠시 쉴 수도 있었다. 2열 공조기도 개별적으로 잘 작동했다.
무엇보다 운전자가 편했다. 기본적인 인포테인먼트 조작 방법은 먼저 필요한 버튼을 누르고 디스플레이에서 최종 선택하는 방식이다.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서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도 시선을 최소한으로 뺏길 수 있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적절히 조합해 비로소 미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방식에 해답을 제시했다는 느낌이다.
ADAS도 자율 주행 2단계에 가까운 수준으로 잘 작동해 운전 피로를 최소화해줬다. 왼쪽 아래에 레버를 이용하는 방식을 고수했지만, 위아래 버튼으로 속도를 올리고 내리는 등 직관적이라 금방 적응됐다. 차선도 잘 인식한다. 지나치게 예민한 스티어링휠 조작 경고가 거슬리긴 했다.
물론 7명이 장거리 여행을 떠나라고는 추천하기 어렵겠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7명이 모두 탑승하면 적재 공간이 크게 줄어든다. 트렁크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다. 6명이라면 3열 좌석 하나만 접어도 충분히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정숙성은 조금 아쉽다. 노면 소음과 진동이 꽤 잘 올라오는 편이다. 운전자에게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동승자에게는 꽤 거슬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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