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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도서

[주말은 책과 함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웅진지식하우스

 

주변에서 책 추천을 받을 때 가장 먼저 손에 꼽는 건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다.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신화 전도사인 저자의 면모가 잘 드러난다. 특히 책의 첫 장에서 신화 속에 나오는 신발 관련 일화들을 소개하며 신화와 잃어버린 신발의 상관관계를 도출해내는 솜씨가 일품이다.

 

저자는 먼저 그리스 신화 '아르고 원정대 이야기'에 나오는 모노산달로스(외짝 신 사나이)의 내력을 들려준다. 아나우로스 강을 건너다 가죽신을 잃어버려 신발을 한쪽만 신고 다니는 이아손을 보고 이올코스 사람들은 놀란다. 당시 이 나라엔 모노산달로스가 내려와 이올코스의 왕이 된다는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기 때문. 훗날 이아손은 태양신 헬리오스의 손녀인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황금빛 양털 가죽을 손에 넣어 빼앗긴 왕위를 되찾는다.

 

이아손에 이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수록된 테세우스의 서사가 펼쳐진다. 테세우스는 16살이 되던 해 아버지를 찾아 떠난다. 테세우스는 아이게우스가 신표로 놓고 간 가죽신을 신은 덕에 독약이 든 술을 먹지 않고 목숨을 구하게 된다.

 

비슷한 이야기가 구약성서와 우리나라 고전 소설에서도 되풀이된다고 책은 설명한다. 모세는 활활 타오르는 신성한 떨기나무 앞에서 신발을 벗었고, 원님은 콩쥐가 황급히 잔치 자리를 떠나느라 흘리고 간 꽃신 한 짝으로 그녀를 찾았다는 것이다.

 

책은 '잃어버린 신발'이란 개념이 오래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도 등장한다는 사실을 짚어낸다. 저자는 바다나 강물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는 사람들은 바닷가나 강가에 신발을 벗어 놓은 채 물속으로 들어가고, 임의 예리성(신을 끄는 소리)이 들리면 버선발로 뛰어나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책은 "대지와 우리 육신 사이에는 신발이 있다. 신발의 고무 밑창 하나가 우리와 대지 사이를 갈라놓는다. 대지는 무엇인가? 인간이 장차 돌아가야 할 곳이다. 그렇다면 신화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면서 "분명한 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 시대와 아득한 선사 시대, 우리가 짐작도 할 수 없는 미지의 시대 사이에 신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신화는 어쩌면 우리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인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1200쪽. 3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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