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노광 장비를 상용화할 가능성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정부 규제도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단은 이번에도 루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 반도체 굴기가 이어지는 만큼 시급하게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3일 중국과 미국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는 28나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개발하고 연말 양산에 돌입한다.
노광 장비는 반도체 양산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단계로, 네덜란드 ASML이 만드는 EUV가 바로 노광장비다. 미세 공정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장비가 필수적이다.
SMEE가 개발했다는 28나노 DUV는 '레거시' 공정으로 불리는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하는 노광 장비로 추정된다. 파장 자체는 193나노 수준이지만, 회로 구조가 간단한 메모리에서는 멀티패터닝을 통해 10나노급까지도 만들 수 있다.
SMEE가 28나노급 노광 장비를 양산한다는 소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20년부터 상용화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2021년에도 양산설이 돌기도 했다. 결국은 인증에 실패하는 등 한계를 드러내면서 무산됐다.
만약 SMEE가 실제로 28나노급 노광장비를 상용화한다면 국제 반도체 산업은 또다시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부가 논의 중이던 DUV 장비를 대상으로 한 추가 규제가 의미를 잃어버릴 뿐 아니라, 미중 무역 분쟁이 오히려 중국 반도체를 육성할 빌미를 만들어줬다는 비판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일단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SMEE가 새 노광장비를 양산한다는 소식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EUV가 아니라도 DUV 역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만 만들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높은 이유가 가장 크다. 네덜란드 ASML도 미국과 일본 기술에 상당수 의존하고 있다. 핵심 부품인 광학 분야를 비롯해 전반적인 기초 과학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SMEE가 양산 중인 90나노급 노광 장비 역시 상당 부분을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개발 시도가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중국이 머지 않아 의미있는 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은 국가적인 지원을 발판 삼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나 소부장은 미국 무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SMIC 등 양산 기업에 기술을 적극 도입하며 가장 중요한 양산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수익성 문제로 조심스러운 한국 등 자본주의 국가와는 다르다.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이미 기술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YMTC가 최근 192단 낸드 양산에 성공하면서다. '엑스태킹'이라는 하이브리드 본딩 방식을 적용해 원가가 높긴 하지만,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애플 아이폰에 탑재를 논의하기도 했다.
정홍식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반도체 소부장 육성을 위해서는 실제 양산에 적용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며 기술력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국산 소부장을 쓰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부장 업계가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테스트베드'를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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