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 청년의 일·주거·안전·건강 상태가 남성 청년에 비해 모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2022년 성인지 통계로 보는 서울 청년의 일과 삶'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의 고용형태를 확인한 결과 여성의 임시·일용직 비율이 남성 대비 높았다. 청년 여성의 임시·일용직 비율은 22.3%로 남성(19.7%)보다 2.6%포인트 많았다.
코로나19 이후 고용취소·해고·무급휴가·폐업 등을 경험한 여성 청년 비율은 15.7%로 남성 13.9%와 비교해 1.8%포인트 높았다.
청년 여성(59.4%)은 남성(55.3%) 대비 유연근무제 활용 의향이 컸으나, 실제 직장 내 유연근무제 활용 경험률은 남성이 71.6%로 여성 60.3%보다 1.2배 많았다. 직장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청년 여성 비율은 10.9%로 남성(3.5%)의 3.1배였다.
청년 여성은 직장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불평등을 겪었다. 청년 맞벌이 여성 양육자의 가사노동 시간은 일평균 1시간54분으로 남성 49분과 비교해 2.3배 길었다. 돌봄시간 또한 하루 평균 2시간6분으로 남성 1시간20분 보다 1.6배 많았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청년 여성의 삶도 팍팍하긴 마찬가지였다. 청년 여성의 주택 점유 형태는 월세 52.9%, 전세 39.4%로, 10명 중 9명 이상이 전·월세로 거주, 주거 불안전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 남성의 자가 비율은 13.4%으로 여성 5.1%의 2.6배를 웃돌았다. 청년 여성 1인가구의 52.9%는 '독립 후 주거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는 남성 응답(22.5%) 대비 2.4배 높은 수치다.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도 청년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았다. 청년 여성의 50.5%는 직·간접적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디지털 성범죄 발생시 가장 필요한 도움으로는 가해자 처벌과 제재(23.8%)를 꼽았다.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지원(18.3%)이 뒤를 이었다.
일·주거·안전 상태가 모두 불안한 청년 여성들의 정신 건강엔 빨간불이 켜졌다. 정신적 어려움을 측정하는 9개 문항(4점 척도) 합산값의 평균치(점수 범위: 4~36점)를 낸 결과 청년 남성(16.4점)보다 여성(17.7점)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이 더 컸다.
최근 1년 동안 청년 여성이 경험한 정신적 고통으로는 스트레스(43%), 우울감(39.6%), 불안(31.2%)이 많았다. 자살충동(13.2%)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는 청년 여성의 마음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블루(우울감)를 겪었다고 답한 청년 여성은 66.9%로 남성 49%와 비교해 1.4배 많았다. 특히 무급가족종사자인 청년 여성(90%)과 기혼 유자녀 청년 여성(73.9%)의 코로나 블루 경험 비율이 높았다.
보고서는 "청년 여성은 유연근무제 등 일·생활 균형 지원 제도에 대한 수요가 크지만 제도적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제도 및 조직 문화에서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통해 청년 맞벌이 양육자의 가사노동·돌봄 시간이 여전히 성불평등함을 확인했다"며 "노동시장, 가정, 삶의 전반에서 성별 격차가 감소해야 안정적인 출산·양육 환경 보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이 작성한 2022년 성인지 통계는 2019~2022년 통계청의 지역별 고용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등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통계연보를 포함 13개 자료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주요 분석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여성과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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