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진 新관치금융 '문제'
"노골적인 압박은 필요 없는 부분"
금융당국이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마지막으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장기집권이 종료됐다.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인사 개입으로 인해 신(新) 관치금융이라는 이야기도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지난 6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4연임 도전 없이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윤 회장의 용퇴로 KB금융은 9년 만에 새로운 회장을 맞이하게 됐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17년과 2020년 3연임에 성공하면서 KB금융의 황금시대를 개막한 인물이다.
4연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결국 용퇴를 결정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작년 말과 올해 초 여러 지배구조 이슈 후 KB가 첫 이벤트(회장 선임절차)를 맞는 만큼 업계에 선진적,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언급하며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당시 신한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의 CEO들은 호실적을 기록해 회사성장에 크게 기여하면서 연임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에 대해 반대 의사를 내비쳤고, 금융당국도 발걸음을 맞춰 공식석상에서 노골적으로 용퇴를 부추겼다.
이에 지난해 12월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갑작스레 3연임을 포기했고, 같은 달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연임을 포기했다. 올해 1월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돌연 3연임을 포기해 금융당국의 압박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은 금융권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결국 금융당국과 싸움이 부담스럽다고 판단해 명예보다는 회사 안정을 선택했다.
연임 불가의 경우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는 있지만, 업무 연속성과 회사의 성장을 생각 한다면 합리적인 방법은 아니다.
또한 금융사들이 향후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되는 상황에서 경험 있는 회장들이 물러나는 건 회사 경영 측면에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관치금융이 아니라고 선 긋고 있지만 이는 신 관치금융"이라며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은 모두가 공감하는 문제지만 금융당국의 노골적인 압박은 필요없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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