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대출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건전성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설립 목적에 따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고금리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따르면 이들이 내준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말 기준 평균 0.81%로 집계됐다. 1년전(0.31%)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으로, 사실상 회수가 불가능한 대출을 말한다.
연체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연체율은 6월말 0.9%로 지난해 0.33%보다 3배가량 늘었다. 같은 시중은행(0.3%)의 연체율과 비교하면 0.6%포인트(p)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0.33%에서 12월말 0.49%로 오르더니, 올해 6월말 0.52%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3월말 0.48%에서 올해 6월말 0.86%로 2배가량 증가했다. 아직 실적이 나오지 않은 토스뱅크까지 더해지면 더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연체율 급증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이유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 대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설립 당시 빅데이터 등으로 혁신적인 방안을 마련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금리 대출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달라고 주문했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 대출 잔액은 6월말 기준 3조9000억원으로 전체 신용대출 잔액 중 27.7%를 차지한다. 1년 전(22.2%)과 비교해 5%p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24%, 토스뱅크는 3월말 기준 42.06%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자 부실우려가 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줄였다. 이와 달리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인터넷은행은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 앞서 인터넷은행은 금융당국에 중·저신용자 대출 계획을 제출했다.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적게는 1.9%p, 많게는 8%p까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
◆ 신용평가모델(CSS) 정교화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선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신용평가 기술을 높이고 있다. 신용이 회복 중인 중·저신용자나 금융이력이 부족해 신용점수가 낮은, 실질적으로 고신용자이지만 중·저신용자로 분류돼 있는 고객군을 찾아내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플랫폼 데이터와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를 결합해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9월 대안신용평가모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 11개 기관에서 3700만건의 이용데터를 결합해 독자적인 대안신용모델을 개발했다.
케이뱅크는 올 초 신용평가모델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제안서 및 견적서를 받았다. 앞서 케이뱅크는 통신·쇼핑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을 사용했다. 지속적으로 수입하는 데이터분야를 확대해 신용평가모델을 정교화하겠다는 것이다.
토스뱅크도 자체 대안신용평가모델 TSS(Toss Scoring System)을 개발했다. 2015년 간편송금을 쌓인 자체데이터와 주주사인 웰컴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의 데이터를 확보·분석해 잠재고객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의 경우 이자부담이 급증할 때 부실화 속도가 빨라 은행 입장에서는 중금리 대출 공급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자체평가모델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통해 대출 확대가 아닌 건전성이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냐가 인터넷은행의 최대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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