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상반기 말 대출 잔액 109조원...매달 1조 이상 감소
"의도적인 축소 있을 것"...하반기 대출도 '관망세'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저축은행권은 대출을 줄이는 모양새다. 저축은행은 매달 여신 규모를 줄이면서 대출이 축소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예상된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대비 9755억원 늘면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을 시작으로 은행권이 연달아 출시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여파로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는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저축은행권 대출 실적은 반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월을 시작으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여신 잔액은 109조3970억원이다. 지난 1월(115조6000) 대비 6조2000억원 가량 줄었다. 매달 대출 규모가 1조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연체율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보다 고신용차주 중심으로 대출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주고객은 중저신용자다. 업계에서 대출상품에 '비상금' 등의 이름을 사용하며 급전 관련 마케팅을 지속하는 이유다. 올해 저축은행은 대손충담금을 줄이기 위해 건전성에 방점을 두고 대출문턱을 높이고 있다. 체질개선의 과도기인 만큼 대출량을 의도적으로 줄인 곳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대출량을 축소하는 안전한 운영이 적합할 수 있다"며 "당장 이익은 줄더라도 위험을 최소화하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기조가 지배적이다"라고 했다.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 주담대의 경우 주택 구입을 위해 대출을 단행한다. 그러나 저축은행 주담대는 중소사업자의 급전 창구로 통한다. 기존에 구매한 주택을 담보로 사업자금 및 생활비를 빌린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사업자에게는 연 10% 안팎으로 목돈을 만들 수 있어 이용률이 높은 편에 속한다.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늦어지는 것 또한 대출이 줄어든 탓이다. 통상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높이는 요인에는 '유동성 확보'와 '대출자 증가' 등이 있다. 올해는 유동성 확보를 제외하면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떨어진다. 하반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수준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업계의 중론이다.
하반기에도 저축은행권의 대출 수요는 회복하기 어려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는 관망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중은행 대비 높은 비용을 부담해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저신용차주에게 대출을 내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체질개선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인터넷은행과의 중신용자 확보 경쟁이 해결과제로 자리 잡은 만큼 한동안은 여신을 낮출 것이란 해석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반기는 물론 지난 7월에도 대출잔액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업권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비슷할 것" 이라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은 만큼 지금보다 수요가 감소할 것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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