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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천경제청 'R2블록 사업 백지화' 재고해야

김대의 경기남부인천취재본부장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인천경제청)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송도국제도시 21만㎡에 이르는 R2 블록 등에 대한 제안공모사업을 전면 백지화한다고 선언했다. R2 부지에는 케이씨컨텐츠㈜라는 유력한 엔터테인먼트 투자사가 세계 최정상급 K팝 아이돌그룹들의 소속사인 엔터테인먼트사들과 함께 K팝 콘텐츠 시티를 조성할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케이씨컨텐츠사는 2029년까지 송도 R2 부지에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돔 공연장을 건립하여 세계적인 K팝 붐을 주도하고 있는 국내 아이돌그룹 등이 연간 30회 이상 공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과 함께 K팝 거리와 인공해변 조성, 전용 아레나(arena, 야외극장)·제작 스튜디오 및 미래 아티스트 육성 아카데미 등을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마련해 놓고 있었다. K팝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유행하고 있는 K컬처의 영향에 힘입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한국문화예술 분야 전문교육, 콘텐츠 제작 등이 가능한 글로벌 문화예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케이씨컨텐츠가 이 K팝 콘텐츠 시티 조성에 투입하기로 한 총 사업비만도 토지비를 포함해 6조8천억 원에 이른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세계적인 해외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참여도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제안공모사업 전면 백지화로 이 같은 사업들이 하루아침에 모두 무위가 되고 말았다.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제안공모 공표, 기자간담회, 주민의견 수렴 등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한 제안공모 추진 의지를 다져왔다. 그러나 해당 부지 매각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과 주민들 간의 갈등 등 귀찮은 문제들이 일자 사업 백지화가 불가피하다며 '밥상을 뒤집어 엎어버린' 것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전면 백지화'를 연상하게 하는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어떤 정책이라도 경우에 따라 백지화할 수 있다. 인천경제청이 기획한 이 사업은 야심차고 훌륭했으며 성공 가능성이 높았다. 인천경제청이 이런 사업을 전면 백지화하기까지는 많은 고심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청의 사업 백지화에는 과정상의 안이함과 무책임성으로 인한 과오가 많다. 이 사업은 민간기업의 수익을 위한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삶의 질을 위한 '공공정책(公共政策)'이다.

 

정책을 수행하는 과정, 곧 정치에는 이견(異見)과 진행상의 어려움 등 문제가 있게 마련이다. 이 같은 문제들을 공익(公益)을 위한 책임감, 정직, 공동체 의식에 바탕하여 풀어 나가는 것이 정치다. 지역정책 수행에도 이러한 공적 의식과 책임감이 필수적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인천경제청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공익사업을 갈등과 특혜 논란이 있다고 해서 이를 지혜롭고 성실하게 해결할 의무를 내팽개친 채 스스로 손바닥 뒤집듯 편하게 백지화해버린 것은 공적 의식은커녕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는 처사다.

 

인천경제청은 이번 '백지화 선언'으로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비토크라시(vetocracy)에 빠져있음을 드러냈다. 이런 기관이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포부가 거창하다고 일이 절로 이뤄지지 않는다. 뜻은 거창하나 지혜가 부족하고 개으르고 귀찮아 꿈을 이룰만한 현실적인 방도를 찾지 않는 경우를 안고수비(眼高手卑)라고 한다. 눈만 높고 손은 더디다는 뜻이다. 경제청은 통찰하고 성찰해야 한다.

 

세계에서 가장 로맨틱한 도시라는 프랑스 파리는 '빛의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황금빛으로 밝혀지는 에펠탑과 센(Seine)강의 다리들, 메트로(Metro) 입구의 꽃봉오리 등불, 어느 도시에나 존재하는 햇빛과 가로등 빛을 흡수하여 그 아름다움을 투영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된 파리는 다른 도시가 흉내 내기 어려운 풍경을 연출하면서 도시의 세련됨과 낭만과 지성의 표정을 담고 있다. 우리도 이제 글로벌 문화예술도시 하나쯤은 가질 수 있다. 지금 세계인들이 K팝을 비롯해 한국음식, 한국어 등 K컬처에 열광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를 K컬처의 글로벌 중심도시로 만드는 구상은 아직 유효해야 한다.

 

아울러, 지난 8일 인천시 열린시장실 게시판에 "송도국제도시( (R2,B1,B2 )난개발을 막아주세요"라는 의견이 게시되면서 이날 현재 기준 2593명이 공감하고 있다. 오는 9월 8일까지 공감 의견이 3천명을 넘으면 유정복 시장은 이에 대해 공식답변을 해야한다. 다만, 지난 23일 인천경제청이 'R2블록 제안공모사업'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면서 유 시장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대의 메트로신문 경기남부·인천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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