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하반기 기상 '맑다'...이자부담 덜어 수익성 높일 것
금융업계, 반등요인 없어..."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
저축은행이 9년 만에 반기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목소리와 '보릿고개'가 다음 해까지 유지될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순손실은 9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순이익이 9918억원 줄었다. 금감원은 예대금리차 축소와 대손비용 증가 등 '이중고'에 수익성 악화를 피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92%포인트(p) 올랐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올해 저축은행의 수익성 악화를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 상승기에 고금리 정기예금을 대거 출시하면서 이자 부담이 확대된 탓이다.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정기예금(1년물)의 평균 금리는 연 5.53%까지 치솟은 바 있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5% 중반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2월(연 5.92%) 이후 13년 만이다.
저축은행권에서는 하반기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며 소비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를 시중은행과 1.0%p 안팎으로 유지하면서 '금리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통상 저축은행은 자금 조달을 위해 시중은행 대비 정기예금 금리를 1~2%p 높게 책정한다. 올해는 가산금리 수준을 낮춰 이자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과 비교하면 조달속도가 떨어졌지만, 양호한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 하더라도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보다 건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유동성 비율은 177.1%로 금융당국이 권고하고 있는 100% 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연체율 또한 5%선으로 과거 저축은행 사태 당시 20%를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4배가량 낮다.
반대로 올해 저축은행의 업황이 다음 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달비용 절감만으로 적자폭을 회복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주 먹거리인 리테일(소매금융)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할 만한 요인은 부족한 상황이다.
유동성 리스크도 경계해야 한다. 은행권이 자금 조달을 위해 연 4% 선의 정기예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자비용 부담을 위해 조달에 소극적으로 나서면 은행권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 29일 기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 예금'이다. 연 4.1%로 저축은행권의 정기예금 상단(4.5%)과의 격차는 0.4%p에 불과하다.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맡기면 1년 뒤 약 17만원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하지 않겠지만 마땅히 반등할 만한 요인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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