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안 모씨(32)는 최고 연 13%의 금리를 준다는 A은행의 특판적금을 알아봤다가 황당했다. 실제 받을 수 있는 금리는 연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까다로운 우대조건 탓에 추가로 10%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제휴된 통신사에 가입해야 할 뿐만아니라 모바일 상품까지 유지해야 9%p 특별우대금리를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최근 은행권이 최고 연 13%에 달하는 고금리 특판 예·적금을 잇달아 내놓으며 수신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우대조건 탓에 실제 고금리를 적용받는 경우는 드물어 '미끼 상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기준 국내 은행의 적금 상품 최고금리 평균은 5.51%로 집계됐다. 하지만 해당 상품들의 실제 취급금리 평균은 3.4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시중은행은 연 7~13%에 달하는 고금리 적금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 2% 가량의 기본금리만 적용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이 출시한 '데일리 워킹 적금' 상품은 최고 연 11.00%의 고금리를 제공하고 있지만 기본 금리가 1%에 그친다.
또 우리종합금융이 출시한 'DP 정기적금'은 연 10%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지만, 기본금리 연 2.0%에 현역군인 또는 친구추천 3.0%p, 마케팅 수신동의 1.0%p 등 우대 조건을 갖춰야 연 10% 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적금 만기는 6개월이고 가입금액도 최고 20만원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신한 SK LPG 쏠쏠한 행복 적금'도 마찬가지다.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를 더하면 총 연 7.0%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SK LPG 행복충전멤버십 회원(0.5%p), 매달 SK LPG 충전금액 15만원 이상(0.2%p)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12개월 만기로 월 불입액도 30만원 수준에 그친다.
KB국민은행이 판매 중인 '특별한 적금'도 '최고 연 6%'를 내걸었지만 이 중에서 4%p가 우대금리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광주은행이 LG유플러스와 제휴해 최고 연 13.0%의 금리를 제공하는 '광주은행 제휴적금 with 유플러스닷컴' 상품을 이달 출시했다. 기본금리는 3.0%, 우대금리는 10.0%p를 제공하지만 LG유플러스 특정 요금제에 가입한 후 최소 10개월간 유지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은행권이 고금리 숫자 마케팅을 내세워 '미끼' 상품을 내놓는 이유는 수신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실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월 말 822조2742억원에서 7월 말 832조9812억원으로 10조707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 역시 40조841억원에서 41조2520억원으로 1조1679억원 가량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미끼 상품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금융사에 대한 사전 심의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인상으로 인해 고금리를 내세운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지만 사실상 우대금리 조건을 달성하기 힘든 경우가 다수 있다"며 "우대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돈을 더 내야할 뿐만 아니라 시중금리보다 더 낮은 금리를 받는 경우도 있어 신중한 가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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