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7나노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여전히 최신 기술과 비교하면 수세대 뒤쳐지긴 했지만, 미국 무역 규제에 대한 불신은 커지는 모습이다.
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반도체 분석 기관 테크인사이츠는 화웨이 메이트 60프로를 분해해 7나노 공정을 적용했음을 확인했다.
메이트60 프로는 화웨이가 지난달 공개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미국 무역 규제 속에서도 새로 개발한 통합칩(SoC)인 기린 9000s를 탑재했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5G 통신도 지원한다.
테크인사이츠는 기린9000s가 중국 SMIC가 개발한 7나노 공정에서 양산했다고 결론냈다. 구체적으로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개량한 N+2를 지목했다.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기린 9000s는 다이가 107mm로 전작인 기린9000보다 2% 크다. 다이를 다방면으로 분석해 SMIC가 제조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트랜지스터 게이트와 하부 백엔드 오브 라인(BEOL) 금속화 피치 등에서 7나노 공정 특징이 보였다.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뿐 아니라 장비 수출 규제로 14나노 이상 양산을 불가능하게 압박하는 상황, 중국이 결국 이를 돌파했다는 의미다.
이미 반도체 업계는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돕는 일이라고 비판해왔다. 경쟁을 막은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
일단 업계에서는 중국이 첨단 파운드리 기술을 갖췄다는 데 회의적인 분위기다. 7나노 공정을 양산하는 노광 장비가 구형인 심자외선(DUV)일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ArF의 경우 파장이 193나노에 달해 7나노 공정으로 만들려면 최첨단 장비인 EUV 대비 수십배 공정을 더 반복해야 한다. 생산 기간이 길어짐은 물론 수율도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메이트60프로는 한정된 물량만 판매 중이다. 이 때문에 기린9000s가 오래전에 만들었던 SoC를 뒤늦게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장비도 자체 개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는게 중론이다. 중국의 자체 반도체 노광장비 기술력은 100나노 남짓, 그나마도 상당 부분을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첨단 파운드리 기술로 진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도 7나노 공정에 DUV 장비를 도입하려 했다가 결국 EUV가 아니면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중국은 EUV 장비를 반입할 수도 없고, 반입한다고 해도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EUV를 적용한 7나노 공정을 양산한게 2018년, 개발 기간 등을 감안하면 기술 격차는 5년을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EUV 장비를 도입했지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했다"며 "중국이 지금부터 EUV 공정을 적용한다고 해도 기존 파운드리 업계에 가까워지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반도체 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 무역 제재가 틈을 보인 사건인데다가, 중국 현지 소비자들도 '애국 소비'에 나서며 지원을 아끼지 않는 때문이다.
테크인사이츠 댄 허치슨 부회장은 "중국이 핵심 제조 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국가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화웨이가 미국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방중하던 기간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한 것도 무역규제에 대한 반발을 드러내기 위함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반도체 업계도 중국 무역 규제를 완화하라는 목소리를 더 확대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7월 중국과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며 성명을 내기도 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여전히 강경 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지나 러몬도 장관은 4일 방중을 끝내고 나서도 필요한 경우 '채찍'을 쓸 준비가 됐다며 추가 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내 반도체 업계도 중국 사업장에 장비 반입 유예 기간을 한달여 앞둔 상황, 재연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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