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식품업계가 쌀 소비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작년 57kg으로 10년 전인 2012년(70kg)보다 10kg넘게 줄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5년(128kg)부터 38년간 매년 줄고 있다.
밥을 대신해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이 늘어난데다 1인 가구 증가로 대용량 쌀 소비가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반면, 작년 쌀 생산은 376만4000t으로 10년 전(400만6000t)보다 6%(24만2000t) 감소하는 데 그쳤다. 소비 감소보다 생산 감소 속도가 한참 더뎌 과잉 생산으로 이어져 해마다 쌀이 남아도는 실정이다.
정부는 수년간 쌀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했고 올들어 적극적으로 식품기업과 협업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할 식품기업 15곳을 선정했다. 농심·삼양식품·SPC삼립·풀무원·해태제과 등 굵직한 식품 대기업이 참여했다. 가루쌀 소비를 통해 기존 쌀가공식품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가루쌀 생산량을 20만t으로 늘려 연간 밀가루 수요 10%를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가루쌀은 불리는 과정이 필요 없는 건식 제분이 가능하고 단단함이 일반 멥쌀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쉽게 갈린다는 특징이 있다. 기존 쌀의 경우 치밀한 전분 구조때문에 물에 불려서 가공해야했고, 쌀뜨물 등 폐기 비용을 포함해 가공 비용이 들었다. 하지만 가루쌀은 이러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SPC삼립은 가루쌀을 활용한 미각제빵소 가루쌀 베이커리 2종을 선보였다. 가루쌀 베이커리는 농촌진흥청에서 국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개발한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쌀을 사용한 제품이다.
하림은 국산 쌀을 함유해 면의 식감을 높인 '닭육수 쌀라면' 2종을 출시하고, 하반기 라면 시장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삼양라면의 경우 작년에 출시한 '짜장라면'에 가루쌀을 첨가해 '글루텐프리(gluten-free)'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웰푸드도 쌀로 만든 케이크, 쿠키, 빵을 판매하는 카페가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점과 세계적으로도 글루텐프리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점을 주목해 'The쌀로'를 론칭했다. 'The쌀로'는 밀가루 대신 쌀을 사용한 간식 통합브랜드로 첫 제품인 'The쌀로 바삭한 핫칠리맛'을 출시했다.
글루텐은 곡물에 함유된 불용성 단백질로 일부 사람들에게 소화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데, 쌀에는 글루텐이 없다. 글루텐프리 식품은 최근들어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인식되면서 소비가 확산되는 추세다. 빵을 비롯한 시리얼, 스낵, 면류, 간편식품, 영유아식품 등으로 품목이 확대되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국산 쌀 소비 촉진에 일조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2021년 '대한민국 대표라거 프로젝트'로 쌀로 만든 '한맥(HANMAC)'을 출시했다. 한맥은 100% 국내산 고품질 쌀을 사용해 최상의 맛과 품질을 자랑한다.
정부와 식품업계는 쌀가공식품 수출도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1억8200만달러로 2018년부터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쌀가공식품과 같은 글루텐프리식품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7년 58억5110만달러에서 2021년 78억5890만달러로 연평균 7.7%의 성장률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밀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가루쌀의 제품 개발을 통해 쌀가공식품 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글루텐프리라는 장점을 살리고, K푸드 인기에 힘입어 쌀가공식품 수출도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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